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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왜 가짜 뉴스에 낚이나?

온라인 독자들은 기사 주제가 자신에게 중요한 경우에만 기사 정보원에 신경 쓰고 친구가 정보원인 경우 많아 필터 기능 약화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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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뉴스 소비자들은 통신사와 페이스북, 그리고 그런 플랫폼을 이용하는 친구들을 정보원으로 여긴다.

 

미국 대선 레이스 막바지에 가짜 뉴스가 온라인에 대량 유포됐다는 사실이 최근 드러나면서 민주적인 과정을 저해하는 심각한 위협 요소로 부각되고 있다. 그러나 그에 대한 분석은 대부분 이런 가짜 뉴스를 누가 생산했는지, 그런 뉴스의 유포를 막으려면 페이스북과 구글이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초점이 맞춰졌다. 사람들이 가짜 뉴스를 공유하지 않으면 문제되지 않는다. 온라인 뉴스 소비의 심리학을 이해하지 못한다면 뉴욕타임스가 말하는 이른바디지털 바이러스의 치료제를 찾을 수 없다.

 

일부는 확증편향이 문제의 근원이라고 말한다. 사실 여부는 따지지 않고 자신의 믿음을 뒷받침하는 정보를 선택적으로 추구한다는 이론이다. 그러나 이것으로는 왜 우리가 당파성과 무관한 문제에서 가짜 뉴스에 속아넘어가는지 설명이 되지 않는다.

 

더 설득력 있는 해석은 우리가 뉴스 정보원의 신뢰도에 별로 신경 쓰지 않는다는 것이다. 온라인 뉴스 소비의 심리학을 20여년 간 연구해 오면서 여러 실험을 통해 한 가지 놀라운 사실을 발견했다. 온라인 뉴스 독자들이 기사 정보원, 학계에서 말하는 이른바전문적 게이트키핑(언론매체에서 뉴스를 검열하고 취사선택하는 과정)’의 중요성에 관해 별로 신경 쓰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런 자유방임적 태도가 온라인 뉴스 정보원 식별의 어려움과 함께 가짜 뉴스를 믿는 사람이 그렇게 많은 이유다.

 

가짜 뉴스는 인터넷 초창기부터 온라인에 나돌았다. 1980년대에는 유즈넷 뉴스그룹이라는 온라인 토론 공동체에서 음모론자들과 선동가들 사이에 유언비어가 퍼졌다.

 

때로는 이들 음모론이 주류로 확산되곤 했다. 예컨대 20년 전 케네디 대통령의 대변인이었던 피에르 샐린저가 TV에 출연해 TWA 800편이 미국 해군 미사일에 격추됐다고 주장했다. 이메일로 받은 문서가 근거였다. 그러나 당시에는 TV와 신문에 게이트키퍼가 존재했던 덕분에 이 같은 오보는 드물었다. 그런 일이 일어나더라도 사실과 다를 경우 곧바로 철회됐다.

 

소셜미디어 시대로 접어든 오늘날 우리는 이메일뿐 아니라 갖가지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뉴스를 전달받는다. 전통적인 게이트키퍼들은 배제됐다. 정치인과 유명 스타들은 수많은 팔로어들과 직접 소통한다. 그들이 가짜 뉴스에 넘어가면 어떤 허위 사실이라도 입소문을 탈 수 있다. 그런 뉴스는 적절한 심사와 사실 확인 없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수백만 명에게 확산된다.

 

1990년대 논문 작업의 일환으로 온라인 뉴스 정보원에 관해 사상 최초의 실험을 했다. 가상 뉴스 사이트를 만들어 4개 피험자 그룹에 기사를 보여줬다. 같은 내용이었지만 정보원을 뉴스 편집자, 컴퓨터, 온라인 뉴스 사이트의 다른 이용자, 피험자 자신 등으로 다르게 설정했다(피험자들이 더 큰 기사 분류 중에서 뉴스 기사를 선택했다고 생각하도록 가짜로 선택 과정을 거쳤다).

 

신뢰도와 관련된 속성(신빙성·정확성·공정성·객관성)에 따라 기사 등급 평가를 요구했을 때 참가자들은 예상 외로 정보원과는 상관없이 비슷한 평가를 내렸다.

 

다른 속성과 관련해선 의견이 엇갈렸지만 아무도 언론 기사를 선호하지 않았다. 예컨대 피험자들은 다른 이용자가 올린 기사일 때 오히려 더 좋아했다. 피험자들은 뉴스 편집자가 기사를 선정했을 때 형식상 다른 이용자가 같은 기사를 선택했을 때보다 질이 더 낮다고 생각했다. 컴퓨터가 게이트키퍼 역할을 했을 때도 기사 품질 면에서 뉴스 편집자보다 더 높은 점수를 받았다.

 

인터넷 뉴스에 관한 한 전문 뉴스 매체(원조 게이트키퍼)의 위상이 실추된 듯하다. 뉴스의 배경을 이루는 정보원의 숫자가 한 가지 이유일 수도 있다.

 

예를 들어 페이스북 뉴스 피드(최근 소식)를 살펴보다가 한 친구가 공유한 뭔가가 시선을 끌었다고 하자. 정치인이 신문 기사를 올린 트윗 메시지다. 여기에는 사실상 5개 정보원이 엮여 있다(신문·정치인·트위터·친구·페이스북). 이들 모두 메시지 전달에 일익을 담당해 원래 정보원의 특성을 희석시켰다. 이 같은정보원 중복은 온라인 뉴스 소비의 보편적인 특성이다.

 

이들 중 누가주 정보원으로 독자에게 공감을 얻을 수 있을까? 나와 학생들은야후 뉴스(신뢰성 높음)’와 온라인 매체드러지 리포트(낮음)’ 등의 신뢰도에 차이가 있는 뉴스 취합 사이트를 분석하는 방법으로 이 문제에 접근했다. 이들 사이트는 종종 다른 곳에서 작성된 기사를 복제하거나 링크를 걸곤 한다. 그래서 독자가 이 사이트들에 올라온 기사에서 원래 정보원에 얼마나 관심을 보이는지 알고자 했다.

 

독자는 대체로 기사 주제가 자신에게 정말로 중요한 경우에만 정보원의 연결고리에 신경 쓴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그 밖에는 기사를 재게시하거나 포스팅한 정보원 또는 사이트, 다시 말해 자신들에게 스토리를 직접 전달한 매체에만 관심을 가졌다. 그렇다면 사람들이 뉴스 기사를 제작·편집하지 않는정보원으로부터 뉴스를 입수했다고 말하는 게 수긍이 간다. 그들은 예컨대 버라이즌·컴캐스트 같은 통신사와 페이스북, 그리고 그런 플랫폼을 이용하는 자신의 친구들을 정보원으로 여긴다.

 

온라인 뉴스를 읽을 때 친구가 가장 가까운 정보원인 경우가 많다. 사람들은 친구를 신뢰하기 때문에 인지 필터 기능이 약화된다. 따라서 소셜미디어의 뉴스 피드는 가짜 뉴스가 우리의 의식 속으로 침투하는 좋은 교두보가 된다.

 

전문가보다 친구의 말에 더 끌리는 성향뿐 아니라 개인 공간에서 뉴스를 접할 때 경계심이 더 풀리는 경향까지 복합적으로 작용한다. 야후·구글 같은 포털, 소셜미디어, 온라인 쇼핑, 검색 엔진 등은 개인의 취향에 따라 사이트를 변경할 수 있는 도구를 늘려 간다. 자신의 관심사와 개성에 맞게 바꿀 수 있다(예컨대 프로필 사진의 선택).

 

우리 조사에서 인터넷 이용자들은 이 같은 맞춤 환경에 실리는 정보에 더 믿음을 줬다. 학술지미디어 심리학(Media Psychology)’ 최신호에 발표된 옛 제자 강현진과 함께한 실험에서 자신의 온라인 뉴스 포털을 맞춤 설정한 피험자들은인터페이스가 내 자신을 제대로 표현한다고 생각한다’ ‘웹사이트가 나의 핵심 가치를 나타낸다같은 설문에그렇다고 답하는 경향을 보였다.

 

우리는 이 같은 정체성의 확장이 그들의 정보 처리 방식에 어떤 변화를 가져왔는지 알고자 했다. 그래서 그들의 뉴스 포털에 가짜 건강 기사를 올렸다(선크림과 살균 우유가 몸에 해롭다는 내용).

그랬더니 자신들의 뉴스 포털을 맞춤 설정한 피험자들은 가짜 뉴스를 엄밀히 따져보지도 않고 그대로 믿는 비율이 높았다. 더욱이 기사의 권고(‘나는 선크림을 쓰지 않을 생각이다’)를 실천하고 친구들에게도 그렇게 하도록 권하는 경향이 강하게 나타났다.

 

이 같은 결과는 페이스북과 트위터, 우리가 친구들과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자신의 페이지를 편집해 개성을 표현하는 소셜미디어 사이트에서 가짜 뉴스가 판치는 이유를 설명해준다. 안전하다는 착각에 빠져 눈 앞에 표시되는 정보를 확인할 가능성이 줄어들게 된다.

 

우리는 온라인에선 뉴스 정보원의 신뢰성을 의심조차 하지 않기 때문에 진짜와 가짜 뉴스를 구분하지 못한다. 자신 또는 친구를 정보원으로 생각하는데 그럴 까닭이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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