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본문시작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첨부 수정 삭제

올드머그.jpg

 

대영제국은 해가 지지 않는 나라다. 해양제국이다. 에스파냐의 무적함대를 무찌르고 우뚝 솟은 바다의 제국이다. 넬슨제독을 비롯하여 수많은 제독을 탄생시켰다. 이들 퇴역제독들 가운데 영국 왕실의 일가붙이들도 허다했다. 영국의 해양 귀족들은 요트를 즐겼다. 아름답고 호화로운 요트에서 파티를 하고, 스피드도 만끽했다.

 

대영제국의 위엄과 영광은 마침내 요트레이스를 창설했다. 빅토리아 여왕은 은제 트로피를 만들고 호화 요트를 불러들여 바다의 레이스를 벌였다. 세계 최강의 왕실요트클럽 소속 15척의 요트가 레이스에 나섰다. 그런데 멀리 대서양을 건너온 한 척의 요트가 참가했다. 이것이 바로 뉴욕요트클럽 소속의 아메리카다.

 

레이스는 와이트섬을 돌아오는 98km에서 펼쳐졌는데 당시 결승선에서 지켜보던 빅토리아 여왕은 옆에 있던 수행원에게 "방금 들어온 2위 요트의 이름은 무엇인가"하고 물었다. 그러자 수행원은 차마 대영제국의 요트가 1위를 하지 못하고 2위를 했다는 말을 못하고 그만 "폐하, 2위는 없습니다"라고 대답했다. 그렇다. 그날은 정확히 1851 8 22일이었다.

 

대영제국의 요트 전설은 그렇게 종지부를 찍고 새로운 요트 전설이 시작된 것이다. 아메리카스컵 대회라는 국제요트 레이스가 탄생한 것이다. 대형 은제 퀸스컵은 아메리카스컵으로 바뀌었고 레이스는 영국이 아닌 대서양을 건너 미국에서 벌어졌다. 미국에서 벌어진 아메리카스컵 대회는 그로부터 1983년 호주를 대표하는 로열 퍼스 요트 클럽이 우승을 차지하기 까지 무려 132년 동안 미국 바다를 떠나지 않았다. 이것이 국제 스포츠 사상 최장의 우승기록으로 남아있다.

그 후 다시 아메리카스컵은 미국 샌디에이고 요트 클럽이 차지했는데 1995년 뉴질랜드를 대표하는 로열 뉴질랜드 요트 클럽에 의해 아메리카스컵은 드디어 오클랜드 바다로 돌아온 것이었다. 당시 팀 뉴질랜드는 세일 아메리카를 맞아 5-0으로 완승을 거두고 아메리카스컵을 차지했다. 이후 뉴질랜드는 오클랜드에서 두 차례 아메리카스컵 방어에 성공을 하고 아쉽게도 2003년 스위스의 알링기팀에 5-0으로 완패를 함으로써 아메리카스컵을 스위스에 내주었다.

 

아메리카스컵이 열리던 2000년과 2003, 오클랜드는 그야말로 아메리카스컵 대회의 특수를 누렸다. 오클랜드 비아덕트 일대가 화려하게 변신을 한 것도 그때였다. 세계적인 요트들이 속속 오클랜드로 입항했고, 요트 레이스가 내려다 보이는 주택들은 엄청난 가격으로 렌트됐다. 뉴질랜드 요트 산업이 비약적으로 발전하는 계기를 마련하게 됐고, 오클랜드라는 도시가 국제적으로 알려지게 됐다.

 

오클랜드는 아메리카스컵 대회에 대해 무한한 애정을 가지고 있다. 지금 아메리카스컵 대회가 멀리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고 있다. 팀 뉴질랜드와 미국을 대표하는 오라클팀의 숨막히는 레이스가 벌어지고 있다. 오는 22일이면 승자가 결정될 것이다. 과연 아메리카스컵이 오클랜드로 다시 돌아올 것인가 하는 기대감이 날로 부풀어져 가고 있다.

 

요트맨들은 아메리카스컵을 친근하게 올드머그컵(Auld Mug)이라고 부른다. 오래된 찻잔이라는 뜻이다. 올드머그컵이 오클랜드로 돌아오는 날, 아마도 키위들은 또다시 랑이토토 섬이 바라다 보이는 항구에서 격정의 축배를 들 것이다. 오클랜드 시민들에게 올드머그컵의 영광이 돌아오기를 간절히 바란다. <소니 리 sonielee09@gmail.com>


  1. <332>북풍의 바다를 떠나면서

    뉴질랜드에서 가장 많은 사람들이 밀집되어 살고 있는 곳이 바로 하우라키 만(Hauraki Gulf)이다. 한인들이 집중적으로 거주하고 있는 도시 오클랜드는 바로 하우라키 만을 끼고 있다. 하우라키 만은 마치 자루처럼 되어 있는데 북쪽 입구만 터져 있고 동과 ...
    Reply0 file
    Read More
  2. <331>늙어도 젖을 먹는 어떤 포유류

    2010년 통계다. 그 해 지구에서는 모두 5억9천9백만 톤의 우유를 생산했다. 미국이 8천7백만 톤을 생산해서 1위, 인도가 5천만 톤, 중국이 3천6백만 톤, 러시아와 브라질이 3천1백만 톤, 그리고 뉴질랜드가 1천7백만 톤을 생산했다. 영국이 1천4백만 톤을 생산...
    Reply0 file
    Read More
  3. <330>올드머그(Auld Mug)의 영광이여

    대영제국은 해가 지지 않는 나라다. 해양제국이다. 에스파냐의 무적함대를 무찌르고 우뚝 솟은 바다의 제국이다. 넬슨제독을 비롯하여 수많은 제독을 탄생시켰다. 이들 퇴역제독들 가운데 영국 왕실의 일가붙이들도 허다했다. 영국의 해양 귀족들은 요트를 즐...
    Reply0 file
    Read More
  4. No Image

    <329>스내퍼와 스파이법

    뉴질랜드에서 가장 인기 있는 물고기는 스내퍼다. 낚시꾼들이 가장 좋아하는 물고기이며 식탁에서도 맛좋은 물고기로 꼽힌다. 뉴질랜드 스내퍼라고는 하지만 실제 위키피디아에 실린 정식 명칭은 오스트랄레시안 스내퍼, 혹은 실버 시브림이라고 불린다. 호주 ...
    Reply0
    Read More
  5. <328>남반구는 방사능 오염 해방구인가?

    21세기 인류가 직면한 최대 위기는 아마도 후쿠시마 원자력 발전소에서 유출된 방사능 오염수로 황폐해질 태평양이 될 것이다. 일본 후쿠시마 원자력 발전소는 태평양에 접해 있다. 이 원자력 발전소에서는 매일같이 방사능 오염수를 태평양으로 흘려 보내고 ...
    Reply0 file
    Read More
  6. <327>소금 호수 그라스미어(Grassmere)

    뉴질랜드를 둘로 가른 것은 쿡 해협이다. 북섬과 남섬을 가르고 있다. 북섬 남단에 뉴질랜드 수도 웰링턴이 있다. 그리고 남섬 북단에 넬슨과 블레넘이 있다. 이들 지역을 통틀어서 흔히 중부 뉴질랜드라고 말한다. 최근 이 지역이 관심의 초점으로 떠오르고 ...
    Reply0 file
    Read More
  7. <326>남십자성에서 실버펀으로

    비가 내리던 지난주 토요일, 넬슨에서는 뉴질랜드 집권 국민당 전당대회가 열렸다. 전날 밤 전국에서 국민당 주요 인사들이 비행기를 이용하여 속속 도착했다. 넬슨 전당대회장 안에는 5백여 명의 당원들이 집결해 있었고 그 분위기는 상당히 고무적이었다. ...
    Reply0 file
    Read More
  8. <325>우리들의 목로주점

    뉴질랜드에서 술을 마신다는 것에 대한 작은 생각조차 없다면 그것도 참으로 밍밍한 이민생활이다. 주선(酒仙)이니 주호(酒豪)니 하는 축에 끼지도 못하는 평범한 술꾼이지만 십여 년의 이민생활에서 술과의 인연도 생각할만한 거리를 제공한다. 아무리 평범...
    Reply0 file
    Read More
  9. <324>파도를 사랑하는 그들

    바다를 이처럼 자주 보며 살았던 기억은 지금까지 없다. 끝없이 밀려오는 파도를 본 적은 더욱이 그렇게 많지 않다. 서울에서 바다를 보기 위해 몇 시간을 달려 동해로 갔던 기억들은 더러 있다. 오클랜드에서 거주한 덕분에 바다를 실컷 보게 된다. 답답한 ...
    Reply0 file
    Read More
  10. <323>황금해변에서의 홀리데이

    호주 퀸즐랜드의 수도 브리스번 국제공항에서 차로 1시간 남쪽으로 내려가면 황금빛 해변 골드코스트가 나온다. 북쪽 사우스포트에서 남쪽 쿠란가타까지 약 42km의 금빛 모래사장이 펼쳐져 있다. 7월 평균온도가 21도. 비 내리는 날은 평균 5일에 불과하다. ...
    Reply0 file
    Read More
  11. No Image

    <322>산 너머 남풍이 불어올 때

    바람이 분다. 바람은 어디에서 와서 어디로 가는가. 바람에는 방향이 있다. 계절도 있다. 계절풍이라는 말이 그래서 있다. 코리아반도의 바람은 이렇다. 동풍은 샛바람이고 봄바람이다. 서풍은 하늬바람이고 가을바람이다. 북풍은 된바람이고 겨울바람이다. 남...
    Reply0
    Read More
  12. <321>흩어지는 백인들과 뭉치는 아시안

    뉴질랜드에 이민을 와서 처음으로 집을 마련하고 거주하기 시작한 곳은 오클랜드 엡솜이었다. 오클랜드 부동산 시장에 대한 아무런 지식도 없이 아이들의 학교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거처를 그곳에 마련했다. 두 딸을 위해 여학교가 있는 곳을 찾다 보니 갈 곳...
    Reply0 file
    Read More
  13. <320>저 푸른 초원 위의 집은 그림이 아니다

    뉴질랜드에 이민을 온 뒤로 한동안 녹색의 꿈을 꿨다. 서울에서는 볼 수 없던 녹색의 세상이 펼쳐졌다. 끝없이 펼쳐진 녹색 평원을 바라보는 것은 새로운 세상을 보는 것 같은 충격이었다. 녹색 평원과 파란 하늘의 만남은 어느 화가가 그렸던 그림 속의 풍경...
    Reply0 file
    Read More
  14. <319>뉴질랜드 주차장 왕국 윌슨 파킹

    호주와 뉴질랜드를 여행하다 보면 같은 브랜드 로고를 많이 보게 된다. 도대체 오리지널이 어디인지 분간할 수 없을 정도다. 웨스트필드 쇼핑, 하비노먼, 레벨 스포츠, 딕스미스, 렙코, 슈퍼칩, 버닝스, 메드랍, APN, 엘제이후커, 스폿라이트, 마이터텐, 트랜...
    Reply0 file
    Read More
  15. <318>오클랜드의 동지(冬至)

    북반구의 절기와 남반구의 절기는 정반대다. 북반구의 하지(夏至)는 남반구의 동지(冬至)이고, 북반구의 동지는 남반구의 하지다. 동지는 밤이 가장 길고, 낮이 가장 짧은 절기다. 북반구에서는 12월 22일 경이 동지의 절기이고, 남반구에서는 6월 21일 또는 ...
    Reply0 file
    Read More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23 Next
/ 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