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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금호수.jpg 뉴질랜드를 둘로 가른 것은 쿡 해협이다. 북섬과 남섬을 가르고 있다. 북섬 남단에 뉴질랜드 수도 웰링턴이 있다. 그리고 남섬 북단에 넬슨과 블레넘이 있다. 이들 지역을 통틀어서 흔히 중부 뉴질랜드라고 말한다. 최근 이 지역이 관심의 초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지진 때문이다. 쿡 해협을 중심으로 최근 한달 동안 크고 작은 지진이 수천 건 발생했다.

 

그때마다 사람들의 초점은 수도 웰링턴에 집중되어 있었지만 사실 가장 큰 피해를 입은 지역은 블레넘에서 남쪽으로 25km쯤 가면 나오는 작은 마을 세돈(Seddon)이다. 2001년 인구조사를 보면 세돈의 인구는 474명이었다. 그런데 2006년 통계를 보니까 36명이 늘어난 510명으로 기록되어 있다. 대부분의 뉴질랜드 시골 타운의 인구가 감소하고 있는데 비록 작은 수이기는 하지만 늘어났다는 것은 세돈의 희망이기도 하다. 세돈이 인구를 늘려갈 수 있었던 것은 천혜의 자연조건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세돈은 큰 호수를 가지고 있는데 호수의 이름이 그라스미어(Grassmere). 그라스미어는 소금호수로 유명하다. 바다에서 유입된 소금물이 증발하면서 소금결정을 만들면 이를 수확한다. 그라스미어 호수에서 수확하는 소금은 연간 5만 톤 정도에 이르는데 이는 뉴질랜드 국내 소비량의 절반을 충당하는 것이다. 나머지 부족한 소금은 타우랑가 소금정제 공장에서 생산되거나 호주에서 수입된다.

 

세돈에는 그라스미어 소금호수만 있는 것이 아니다. 아와테레(Awatere) 강을 끼고 있는데 이 강 유역에는 포도밭이 즐비하다. 이런 경제적 토대 위에 세돈은 지금까지 평화롭고 살만한 마을로 오랜 세월 이어왔던 것이다. 그런 세돈이 최근 지진으로 무참하게 파괴되면서 마을 사람 3분의1 이상이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 물론 영원히 떠난 것이 아니라 임시적으로 피난한 것이기는 하지만 일부는 영구적으로 타운을 떠났다고 한다.

 

세돈에서는 최근 수일 동안 진도 6.6의 강진은 물론이고 5도 이상의 여진이 속절없이 발생했다. 그 바람에 많은 집들이 파괴되었고 전력이 끊어졌다. 지난 18일 적십자 관계 요원들이 세돈 타운의 집을 일일이 방문한 결과 대부분의 집들이 텅 비어 있었다고 한다.

세돈은 역사적으로 지진이 많이 발생하는 지역이다. 1848년 진도 7.4의 지진이 강타했다. 그리고 1966 4 5.8도의 지진이 발생하여 대부분의 가옥들이 피해를 입었다. 그럼에도 세돈은 그라스미어 호수가 있어서 사람들이 떠나지 않았다. 문제는 그라스미어 소금농사가 과연 얼마나 지속될 것인가 하는 점이다. 그라스미어 호수의 소금은 4월에 불어오는 건조한 바람에 의해 만들어진다. 만일 4월에 비가 내리면 그 해 소금농사는 망하게 된다. 게다가 호주에서 수입되는 막대한 수입 소금이 그라스미어 소금을 위협하고 있다.

 

아름다운 마을 세돈이 영속하기를 바란다. 아무리 서부 호주의 값싼 소금이 무한 생산된다고 해도 그라스미어 소금 호수에서 수확되는 깨끗한 소금으로 번영하기를 바랄 뿐이다. 어쩌면 세돈의 앞날을 가장 위협하는 것은 4월의 비, 쿡 해협의 지진이 아니라 끝없이 이윤을 추구하는 자본일 수도 있다.

<소니 리 sonielee09@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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