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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 중국 보복에 어떻게 맞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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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카쿠 열도 中·日 갈등정치·경제 이원화 대응책이신의 한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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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드 배치로 중국과 갈등이 격화하는 가운데 5년 전 센카쿠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를 둘러싼 중·일 갈등이 새삼 주목받고 있다. 주한미군의 한반도 사드 배치로 한중 간 군사·외교적 갈등이 중국의 경제 보복과 반한감정으로 이어지는 현 상황이 5년 전 센카쿠 열도 갈등 때와 비슷하기 때문이다. 당시와 현 상황의 차이점 및 유사점을 분석하면 더 효과적인 대응이 가능하리란 기대도 나온다.

 

센카쿠 열도는 동중국해에서 중국, 대만, 일본 3국 영해가 만나는 지점에 있는 6km2 크기의 무인 군도다. 5개 섬과 3개 암초로 이뤄졌다. 대만과 일본 류큐 열도 이시가키에선 170km, 중국과는 330km 떨어졌다. 현재는 일본이 실효지배하고 있다. 일본이 1895년 청일전쟁에서 이긴 후 시모노세키조약을 통해 자국 영토에 편입했다. 이후 수십 년 동안 큰 갈등 없이 지냈으나 1970년대 이곳 인근 바다에 석유가 매장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발표가 나온 후 중국과 대만이 영유권을 주장하며 갈등이 불거지기 시작했다.

 

갈등 불붙인 日 정부의 국유화 선언

 

센카쿠 열도 영유권을 둘러싼 중·일 갈등은 2012년 본격적으로 불붙었다. 일본 정부가 그해 9월 전격적으로 센카쿠 열도 국유화 결정을 발표한 게 발단이었다. 이후 수개월 동안 두 나라 초계기와 전투기가 신경전을 벌이는 일촉즉발의 상황이 펼쳐졌다. 12월에는 군사대국 부활을 꿈꾸는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등장했다. 중국에서도 이듬해 3월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 시대가 열리면서 잠깐이나마 화해의 바람이 불었으나 이내 갈등의 골이 더 깊어졌다.

 

중국은 정치·경제·군사·외교·민간교류 등 전방위에 걸쳐 보복에 나섰다. 중국 내에서는 반일집회와 도요타, 파나소닉 등 일본 제품 불매운동이 이어졌다. 중국 정부는 자국민의 일본 관광도 통제했다. 현 한중관계와 흡사한 양상이다. 갈등 직전인 2012 7~8월 중국인 일본 관광객은 전년보다 2배 늘어나는 등 상승세였으나 급격히 꺾였다. 9월 이후부터 연말까지는 오히려 30~40%씩 줄었다. 2012 143만 명이던 중국인 일본 관광객은 2013 7.8% 줄어 131만 명이 됐다.

 

무역에도 악영향을 미쳤다. 2011 1620억 달러( 1879200억 원)이던 일본의 대중(對中) 수출액은 2012 1442억 달러로 11% 줄었다. 2013년엔 다시 10.5% 줄어든 1291억 달러가 됐다. 중국도 손해를 봤다. 폭발적으로 늘던 중국의 대일 수출액은 2011 1841억 달러, 2012 1885억 달러, 2013 1808억 달러로 감소하는 양상을 보였다.

 

사태 수습을 맡은 아베 총리는 미국엔 구애하고 아시아에선 중국을 비롯한 주변국에 강하게 맞서는 이원화 대응 전략을 펼쳤다.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외상은 2013 1월 양국 외무장관 회담을 제안하며 유화책을 펼치는 듯했으나 정작 아베 총리는 중국을 비난하며 2013 11년 만에 방위비를 증강했다.

 

아베 총리로선 우경화한 일본 내부의 비난 여론을 피하기 위해서라도 강경한 태도를 보일 필요가 있었다. 갈등이 불거지기 2년 전인 2010, 중국 어선 한 척이 센카쿠 영해에서 조업하다 일본 측에 나포되는 사태가 벌어졌다. 중국은 이에 반발해 일본의 전자제품 제조에 꼭 필요한 희토류 수출을 금지했고, 깜짝 놀란 일본 정부는 총리 특사 파견과 함께 관방장관의 공개사과로 갈등을 무마했다. 그러나 이는 역으로 일본 내 우경화를 불러왔고 아베 총리 취임 전 두 총리 모두 정치적으로 단명했다.

 

아베 총리는 대중 강경 정책과 함께 미국에게는 극단적인 구애 전략을 펼쳤다. 우방인 미국의 우산 아래서 중국을 억제한다는 밑그림이었다. 2013 2월 버락 오바마 당시 미국 대통령을 만나 중국을 비판하는 동시에, 북핵 위협을 이유로 미·일 동맹을 강화키로 합의했다. 특히 이듬해 4월 미·일 정상회담에선 미국이 센카쿠 열도를 언급하고 미·일 안보조약 제5조의 적용 범위에 들어간다고 명시토록 하는 성과를 냈다. 이런 가운데 중국의 전방위적 보복은 유야무야 사그라졌다. 아베 총리는 미국을 통한 간접 압박에 성공한 2014 11월 이후 시진핑 주석을 세 차례 만나 표면상으로나마 우호적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장기 집권의 토대를 닦은 아베 총리의 미국 구애는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11월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에 당선하자 외국 정상으로는 처음으로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 환담했다.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전 세계적인 반감에 아랑곳하지 않고 기민하게 대응함으로써 변함없는 미국과 우호를 과시한 것이다.

 

중국 대신 인도로 발길 돌려

 

일본은 이와 함께 경제 측면에서 중국 의존도 낮추기에 나섰다. 2010년 중국에 굴복한 원인이 됐던 희토류 공급망 역시 인도, 베트남 등으로 다변화했다. 재활용 확대에도 노력을 기울였다. 대중 수출 의존도를 줄이고 중국에 설립한 공장을 동남아 등지로 분산하는 일도 병행했다.

 

센카쿠 열도 갈등은 현재진행형이지만 경제 문제와 분리하려는 노력도 이어갔다. 떠났던 중국인 관광객의 발길을 돌리고자 비자 발급 요건을 완화하고, 관광업에 대규모 투자를 진행했다. 일본 정부 관광국에 따르면 지난해 일본을 찾은 중국인 관광객은 637만 명으로 역대 최다였다. 센카쿠 열도 갈등 때와 비교하면 5배 가까이 늘어난 수치다.

 

또한 일본은 오랜 구애 끝에 인구 13억 명의 거대 시장인 인도에서도 성과를 내고 있다. 일본은 2004년부터 일찌감치 대인도 지원을 늘려왔다. 인도에 대한 공적개발원조(ODA) 최다 기부국도 일본이다. 그 결과 스마트시티, 고속철도 건설 같은 대규모 사업을 수주했다. 아베 총리는 거의 매년 인도를 찾아 세일즈 외교를 펼쳐왔다. 특히 지난해 11월 방문 땐 원자력발전소 건설 협정의 기반을 다졌고, 12월에는 실제 협정으로 이어졌다. 또 인도가 추진 중인 6개 고속철에 신칸센(新幹線) 도입을 검토하겠다는 약속도 받아냈다. 인도는 일본 신메이와(新明和)사가 제작한 수륙양용 구난비행정 US-2 수입도 논의하고 있다. 인도의 US-2 구매가 확정되면 아베 총리가 2014년 무기 수출금지 조치를 폐지한 이후 첫 무기 수출 사례가 된다.

 

센카쿠 열도를 둘러싼 갈등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지난해 일본 영해에 침입한 중국 선박은 121척으로 집계됐다. 사흘에 한 번꼴이다. 중국은 계속 센카쿠 열도가 자국 영토라는무언의 시위를 벌이며 이곳을 분쟁지역화하려 한다. 일본은 이를 막는다는 명목으로 군비를 확충하고 있다. 일본은 센카쿠 열도 분쟁 직후, 즉 아베 총리 집권 이후인 2013년부터 매년 방위비를 늘려 지난해 처음으로 5조 엔( 50조 원)을 돌파했다. 내년도 예산 역시 역대 최대인 51251억 엔( 52조 원)으로 잡았다.

 

일본이 치밀하고 다양한 대응책으로 중국의 보복 조치를 무리 없이 벗어난 과정을 한국도 참고할 필요가 있다.


문재인 킬러? 제2의 장세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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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출마하는 남재준 전 국정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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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에게는 다행이고, 국가로서는 불행이지….”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의 대선 불출마를 어떻게 보느냐는 질문에 대한 남재준(73) 전 국가정보원장의 답변이다. 그는 최근 19대 대선 출마를 밝혔다. 애연가이고 대단히 진지한 그는 항상 본질부터 들어간다.

 

국가 존망을 다툰 전쟁사로 대화를 풀어가기에 그를 만나면 방심할 수가 없다. 그의 미간(眉間)에는내 천()가 없다. 어린아이처럼 눈썹 사이가 휑한 것이다.

 

그의 대선 출마 선언에 대한 세간의 반응은2의 장세동 아닌가. 장세동 전 안기부장은 2002 16대 대선 때 무소속으로 출마했다 사퇴했다. 범보수권에서 강력한 후보가 나오면 보수 재집권을 위해서라도 사퇴할 것이라고 예측하기도 한다.

 

 이는 그를 지지하는 세력이 많지 않으리라는 인식을 전제로 한다. 하지만 그의 생각은 다르다. 그는 군심(軍心)을 중심으로 한 보수세력을 잡으려고 한다. 자유한국당 같은 정당은 보수세력을 대표하지 못한다고 보는 것이다.

 

그는 사석에서탄핵 대상은 대통령이 아니라 국회라는 의견을 자주 내비쳐왔다. 무능한 정권과 더불어 혼란만 야기하는 국회에 실망해 지난해 초부터 출마를 검토해오다 결심했다고 한다.

 

노무현 정부 모든 장성 물갈이 지시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의 귀국이 임박한 지난해 말 예비역 장성의 세계는 반기문, 문재인, 남재준 지지로 나뉘었다. 그중 반기문 지지자가 가장 많았는데 이들은대한민국 국민총연합’(총연합)으로 뭉쳤다. 남재준계는이대로는 안 된다를 줄인이안포럼을 만들었다. 반 전 총장의 대선 불출마 발표가 있은 후 총연합 소속 상당수가 남재준계로 이동했다.

 

지금 남재준계는 안으로는 이안포럼, 밖으로는 총연합이 움직이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군심은 당연히 내 편일 것이라고 생각하는 자유한국당 등 보수 후보들은 중심의 예비역 세력을 확보하지 못할 개연성이 높다.

 

이안포럼은 민간 중심을 강조하고자 6공 시절 북방정책을 만드는 데 참여했던 민병석 전 주체코 한국대사를 대표로 삼았다. 탈북 여성 박사 1호인 이애란 씨가 대변인이다. 예비역 장성인 이강언, 김일생, 박정이 씨와 허남성 전 국방대 교수, 최기문 전 경찰청장 등제복 출신이 멤버로 참여하고 있다.

 

이안포럼은 지난해 9월 남 전 원장이 대선 출마를 결정한 이후 거의 매일 모여 공약을 만들고, 적은 인맥과 돈으로 승리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하는 데 집중한다고 한다. 수많은 전사를 섭렵한 남 전 원장은 작전통이다. 이들은 군사작전을 하듯이 최소 비용과 인원으로 승리하겠다는 계획을 만들어온 것이다

 

이안포럼의 움직임은 ‘20여 년 만에 군심이 표출된다는 점에서 가벼이 볼 수 없다. 우리 군은 김영삼 정부가 1993년 하나회를 척결한 후 정권에 예속돼왔다. 적잖은 군인이줏대 없는 군심을 보여주는 사건으로 김대중 정부 시절인 2000 8 22 4성 장군을 한 이가 북한으로 가는 비전향 장기수에게 꽃다발을 준 사건을 꼽는다. 이들은우리 군은 무조건 충성을 강요받았고 군은 이를 수용함으로써()을 적이라고 부르지도 못하는 지경에 이르렀다”고 한탄했다.

 

이들은 북한 핵무장 문제와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등은 전문가인 군인이 나서서 다뤄야 하는데, 잘 알지도 못하는 정치인들이 개입해 상황을 악화했다는 시각도 갖고 있다. 남 전 원장은 좌경세력이 정치권에 침입했기에 이러한 사태가 일어났다고 본다.

 

그는 전두환 정부 시절 하나회의 전횡을 비판해 좌천됐다 김영삼 정부가 들어선 이후 기사회생했다. 그는 군 내부에 자신의 인맥을 만들지 못했고, 만들지도 않았다. 노무현 정부는 그러한 그를반골로 보고 육군 참모총장에 임명했다.

 

“당시 노무현 대통령은 물론, 측근과도 인연이 없는 나를 총장으로 임명했기에 그 이유가 궁금했는데, 임명을 받은 후 바로 짐작했다. 그들은 내가 반골인 줄 알았는지, ‘4년간 총장을 시켜줄 테니 모든 장성을 물갈이해달라고 했다. 한마디로 군의 근간을 바꿔놓겠다는 것이었다.

 

그렇지만 그들의 뜻과 다르게 군인사법에 따라 장성 인사를 했더니, 대통령비서실 민정수석실(문재인 민정수석비서관)에서 전모 비서관 등이 내 뒷조사를 했다. 그런데 나오는 것이 없자 노 대통령은무기명 투서에 의한 수사는 하지 말라며 중단시켰다.

 

‘제2의 정중부 난

 

남 전 원장은 노무현 정부가 군검찰을 독립시켜 지휘관들을 장악하려 했다는 얘기도 했다.

 

“전쟁은 국가 존망을 놓고 다투는 일이라 모든 수단을 다 동원한다. 목적 달성 시 사면을 조건으로 사형수와 무기수로 구성된 부대를 만들어 난공불락의 요새를 공격하게 할 수 있다. 그래서 지휘관에게 군검찰을 통제하게 한 것인데, 그들은 군검찰을 독립시켜 거꾸로 지휘관들을 통제하려 했다.

 

작금의 대통령 탄핵에서 보듯이 사법권을 장악하면 평시에는 거의 모든 것을 다 할 수 있다. 이를 거부하자 청와대에서2의 정중부 난이라는 말이 나왔다. 우리 정치권에 그렇게 이상한 자들이 들어와 있는 것이다. 지금의 몇몇 대선후보가 그들이 하자는 대로 움직이고 있다.”

 

이 경험 때문에 그는 박근혜 대선캠프에 참여했다. 박근혜 후보와 문재인 후보가 맞붙은 18대 대선 직전 정문헌 의원은 노무현 전 대통령이 NLL(북방한계선)을 포기하겠다는 것처럼 이야기한 제2차 남북정상회담록을 공개해 파문을 일으켰다. 그리고 박근혜 정부가 출범한 이후 국정원장이 된 그는 제2차 남북정상회담록의 비밀을 해제해 전격 공개했다. 이러한 그의 결정에 몇몇 정보 관계자는향후 대북접촉을 어렵게 하는 어리석은 조치다. 대북공작을 망쳤다고 비판했다.

 

그는이미 주요 내용은 다 공개됐으니 더는 이용할 것도 없다. 그러한 주장은 국가 이익에 반하는 행위를 그냥 덮어두고 가라는 것이다. 국정원장이 그래서는 안 된다. 대북접촉과 공작이 중요한 게 아니라, 우리가 무너지게 됐는데 무슨 소리를 하느냐고 일갈해왔다.

 

남 전 원장은 19대 대선을 완주할 수 있을까. 그의 측근은지금은 군이 쿠데타를 하는 세상이 아니다. 하지만 국가를 지키는 군심도 표현될 수는 있어야 한다. 우리 국민의 과반수는 보수층이다. 지금 이들은 각종 여론조사에서 마음을 숨기고 있어 정확한 표심을 조사할 수 없다.

 

우리 국민의 마음이 어디에 있는지는 남 전 원장의 지지율이 어디까지 가는지를 보면 알 수 있을 것이다. 자유한국당 등 자칭 보수 쪽 후보들이 사퇴해 남 전 원장으로 단일화할지도 모른다. 우리는 그렇게 보고 간다고 말했다. ‘노병은 찻잔 속 태풍이 될 것인가, 기적을 만들 것인가.


알츠하이머 ‘치료에서 예방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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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9% 이상의 신약은 임상 단계에서 실패했고 시장에 출시된 극소수 신약들도 일부 증상 개선에 그쳐약물로 진전 늦추는 치료법 개발이 더 효과적일 수 있다

  

추수감사절 전날 들려온 소식은 명절에 어울리지 않게 암울했다. 알츠하이머의 진행을 늦춰준다고 알려졌던 시험 단계의 신약이 초기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대규모 임상시험 결과 별다른 효과가 없다고 나타났기 때문이다. 마티 레이즈윅은 그 소식을 받아들이기 어려웠다. “아주 슬펐다고 그는 말했다. “그 약이 우리의 삶을 바꿔놓을 거라고 기대했다.”

 

레이즈윅은 알츠하이머를 앓고 있지 않다. 38세의 부동산 중개인인 그는 건강하다. 그러나 레이즈윅은 대대로 알츠하이머를 앓아온 집안에서 태어났다. 레이즈윅의 삼촌 로이도 알츠하이머로 사망했다. 조부 랄프도 마찬가지였다. 11명의 대고모와 종조부들도, 10여 명의 사촌들도 알츠하이머로 세상을 떠났다. 레이즈윅의 64세 아버지는 알츠하이머로 죽어간다.

 

레이즈윅의 가족은 알츠하이머를 유발하는 돌연변이 유전자를 소유한 세계 약 500대 가문 가운데 하나다. 이 유전자가 있으면 통상 알츠하이머에 걸리는 80세보다 훨씬 어린 나이에도 쉽게 발병한다. 레이즈윅 가문의 경우엔 50세 안팎에 알츠하이머가 닥쳐오기 시작한다. 그보다 더 위험도가 높은 집안에선 30대 중반, 심지어 20대 후반에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레이즈윅은 자신의 유전자를 검사해보지 않기로 했다. 아버지의 돌연변이 유전자를 물려받았을 가능성은 50%지만 레이즈윅은 모른 채로 지내는 쪽을 택한 것이다. 그러나 가만히 앉아서 운명을 기다릴 수만은 없었다. 3년 전 레이즈윅은 집안의 유전적 운명을 바꿀 수도 있는 혁신적 신약 시험에 참가했다. 그는 한 달에 한 번 간호사가 집으로 찾아와 팔에 주삿바늘을 꼽고 주머니 속에 가득 찬 액체가 한 방울씩 혈관으로 떨어지는 모습을 지켜봤다.

 

약효를 가늠하려는 모든 신약 임상시험이 그렇듯이 레이즈윅도 위약 효과를 얻고 있을지 모른다. 그러나 레이즈윅이 매달 주입받는 약물 속에 레이즈윅과 그의 가족, 그 밖에 그와 비슷한 운명에 처한 다른 사람들을 알츠하이머로부터 구해낼 성분이 있을 수도 있다. 아니면 최소한 그 약물에 행복한 시간을 보다 오래 보낼 수 있도록 병의 진행을 늦춰주는 효과라도 있을지 모른다. 관건은 증상이 뚜렷해지고 뇌 손상이 지나치게 심각해지기 전에 빠르게 치료에 들어가는 것이다. “그게 바로 질병을 막는 방법이라고 매사추세츠 종합병원의 유전자·노인질환치료부장 루디 탠지는 말했다. “기다리면 안 된다.”

 

알츠하이머를 치료하기보다 예방한다는 전략은 지난 수십년 간 가장 흥미로운 진전인 동시에 연구자와 제약업계에는 매우 획기적인 출발점이기도 하다. 전통적으로 제약사들은 기억 상실이나 사고력 저하 등 치매 증상을 보이는 환자들을 대상으로 신약을 시험해왔다. 패배의 연속이었다. 99% 이상의 알츠하이머 신약은 임상 단계에서 실패했고, 시장에 출시된 극소수 신약들도 일부 증상을 개선하는 데 그쳤다. 병세의 진전을 늦추는 약은 단 하나도 없다.

 

그러나 이 새로운 접근법은 뇌 손상을 늦추는 아주 부분적인 성공만으로도 큰 파장을 일으킬 것이라고 보스턴의 브리검여성병원 알츠하이머치료연구센터의 신경학자 레이사 스펄링은 말했다. 만약 약물 치료로 치매의 맹공격을 5~10년만 미룰 수 있다면아주 많은 사람이 요양원 대신 연회장에서 춤추다 사망할 수 있을 것이라고 스펄링은 전망했다.

 

이 전략은 현재 각각 5~10억 달러 비용이 들어간 5건의 대규모 임상시험에서 시도되고 있다. 예방 치료를 옹호하는 사람들은 이 연구가 해볼 만한 도박이라고 확신한다. “실패가 거듭되다 보니 때로는 의구심도 든다. 그러나 우리는 실수로부터 교훈을 얻고 더 나은 시험을 설계하는 과정에서 큰 진전을 이뤘다 F프라임 의생물연구구상의 스테이시 웨닝어 이사는 말했다. 웨닝어 이사는 알츠하이머 예방 치료를 연구하는 연구자 집단인 알츠하이머예방협력단체의 공동 의장이다. “나는 그 어느 때보다 이 질병을 막을 수 있다는 희망에 차 있다.”

 

이런 시험이 한두 건 성공하는 것이 중요한 이유는 단지 레이즈윅 집안이나 다른 나이든 미국인의 목숨을 살릴 수 있기 때문만이 아니다. 미국의 건강보험 제도를 유지하는 데도 도움이 될 수 있다. 치매는 간병 비용이 매우 많이 드는 질병이다. 향후 수년 내에 질환이 급격히 진전될 수 있는 환자가 수없이 많다.

 

지금까지의 치료 시도에 있었던 문제들 중 하나는 알츠하이머 환자가 아닌 사람들에게까지 치료법 시험에 동원됐다는 점이다. 알츠하이머는 뇌를 해부하지 않으면 확진할 수 없기 때문이다. 환자가 죽은 뒤 부검해보면 알츠하이머를 분명히 확인할 수 있지만 살아있는 사람에 대해선 의사들은 추측 외에 할 수 있는 일이 없었다. 게다가 추측에 기반을 둔 진단은 종종 틀렸다. 그래서 알츠하이머 치료법 연구 대상 중엔 다른 종류의 치매를 앓는 사람들도 상당수 있었으며, 그런 사람들은 알츠하이머 치료법으로 아무런 성과도 얻을 수 없었다. 돌이켜 보면 그런 연구는 애초에 실패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지난 5년 동안 개발된 강력한 진단 도구 덕분에 알츠하이머 치료법은 오직 알츠하이머 환자들에게만 시술될 수 있게 됐다. 양전자방출단층촬영(Positron Emission Tomography, PET)과 요추 천자(spinal tap)가 그 진단 도구들이다. 이 도구들은 뇌 속에 끈적한 플라그를 생성해 알츠하이머를 유발하는 독성 아밀로이드 단백질을 검출해낸다. “이 도구들을 이용하면 알츠하이머 환자에게 아밀로이드 단백질 치료법을 적용할 수 있다고 알츠하이머협회 글로벌과학연구구상(GCI) 이사인 제임스 헨드릭스는 말했다.

 

제약업체 일라이 릴리가 지난 추수감사절 시험했다가 실패했던 신약솔라네주맙도 이런 치료법을 시도한 것이다. 릴리는 이전에도 두 차례에 걸쳐 각각 1000여 명의 알츠하이머 의심 환자들을 대상으로 솔라네주맙의 대규모 시험을 실시했다. 이 시험은 모두 실패로 끝났지만 일라이 릴리는 PET를 통해 시험 대상자 가운데 3분의 1은 알츠하이머 환자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아냈다. 그래서 뇌에서 아밀로이드 단백질이 검출된 사람들만을 한정해 세 번째 시험을 실행했지만 이것도 실패였다.

 

어쩌면 솔라네주맙이 좋은 약이 아니라서 그럴 수도 있다. 그러나 이 시험들에서 솔라네주맙은 의도한 대로 아밀로이드 단백질을 공격했으며, 인지 능력과 신체기능 측면에서 위약효과보다 약간 더 나은 효능을 입증했다. 판매하기엔 충분치 않은 효능이었지만 말이다. 스펄링을 비롯한 연구자들은 기존 시험에서 솔라네주맙의 약효가 미약했던 이유는 알츠하이머가 지나치게 진전돼 뇌에 돌이킬 수 없는 손상이 발생한 이후 투약됐기 때문일 수 있다고 기대한다. 만약 그 기대가 사실이라면 좀 더 일찍 투약했을 때 더 큰 효과를 보일 것이다.

 

“아주 초기 단계의 치매에서도 환자는 기억을 담당하는 뇌 속 주요 뉴런의 70% 가까이를 잃은 상태라고 스펄링은 말했다. “결국 우리는 증상이 나타나기 전에 치료에 나서야 한다.”

 

제약회사뿐만 아니라 납세자들도 2025년까지 알츠하이머를 예방하겠다는 정부의 계획 하에 임상시험에 수천만 달러를 쏟아붓는다.

 

이제 연구자들은 아밀로이드가 인지 능력에 문제가 생기기 10년에서 20년 앞서 축적되기 시작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이 축적 단계를 연구자들은임상 전 알츠하이머 단계(pro-clinical Alzheimer’s)’라고 부른다. 문제는 이 단계에 있는 사람들은 자신에게 문제가 있다는 사실을 전혀 모른다는 것이다. 펜실베이니아대학 기억센터를 총괄하는 제이슨 칼라위시는 이를 알츠하이머에 대한 우리 이해의완전한 개념 전환이라고 설명한다. “언젠가는 치매 증상이 없어도 알츠하이머 진단을 받는 날이 온다고 그는 말했다.

 

알츠하이머 초기 단계는 집에 불이 나기 전의 불씨에 비교될 수 있다. 아밀로이드 플라그가 수년에 걸쳐 뇌 속 신경 장작을 연료 삼아 서서히 타오른다. 치매 증상이 나타났을 땐 불씨가 걷잡을 수 없이 커져 있어 집을 구하기엔 이미 늦은 상태다. 이때 소방관을 부르는 건 시간과 돈 낭비다. 처음 연기가 날 때 119에 전화해야 한다. 이는 항아밀로이드 치료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예방치료 시험 5개 가운데 3개는 뇌 속 아밀로이드 수치가 높거나 위험 유전자 APOE4를 물려받은 사람 등 알츠하이머 발병 확률이 높지만 아직은 인지 기능이 정상인 노인들에게 약을 투여했다. 이 시험들은 지금까지와 마찬가지로 피할 수 없는 결말에 도달했다.

 

나머지 두 시험은 의사가 유전자 검사를 통해 각 집안에서 누가 몇 살쯤 알츠하이머가 발현될지를 정확히 아는 집단에 대해서 시행됐다. 그중 피닉스의 배너알츠하이머연구소가 주도한 시험은 조기 알츠하이머를 일으키는 유전자가 가장 많이 알려진 컬럼비아에서 진행됐다. 세인트루이스에 있는 워싱턴대학 유전알츠하이머네트워크시험단체(DIAN-TU)는 레이즈윅 가문을 포함해 50명 정도의 돌연변이 유전자를 보유한 집안을 대상으로 또 다른 시험을 했다.

 

“우리는 손상을 완화하고 증상을 늦추는 데 기대를 걸었다고 레이즈윅의 6촌인 브라이언 휘트니는 말했다. 휘트니도 돌연변이 유전자를 보유하고 있다. 현재 44세인 그는 지금 받고 있는 치료가 효과를 보이지 않는다면 머지않아 알츠하이머에 걸릴 것이다. 그는 자신의 운명을 DIAN-TU에 걸고 있다.

 

DIAN-TU는 알츠하이머 진전을 막기 위해 두 가지 치료법 시험을 동시에 진행한다. 참가자들은 두 가지 약 중 하나를 받는다. 휘트니는 제약회사 로체의 간테네루맙, 레이즈윅은 일라이 릴리의 솔라네주맙을 받고 있다. 이 두 약은 모두 아밀로이드 단백질을 공격하지만 방식은 조금 다르다. 간테네루맙은 뉴런을 괴사시키는 아밀로이드 플라그를 제거한다. 솔라네주맙은 플라그를 내버려두지만 추가적인 플라그 생성을 막기 위해 아직 고착되지 않은 단백질을 처리한다.

 

솔라네주맙은 마치 범죄에 취약한 청소년들을 동네 위험 지역에 가까이 가지 못하게 하는 파견 상담사처럼 작용한다. 만약 아이들이 범죄조직에 가담하지 않으면 그 지역을 더 이상 파괴하지도 못할 것이다. 이 약은 아밀로이드를 제거해 이 단백질들이 서로 뭉쳐서 추가적인 플라그를 만들지 못하게 한다.

 

그러나 연구자들은 몇 번이나 시험에서 실패한 약을 알츠하이머 예방 치료제로 사용해도 되는지 확신이 없다. 일부 전문가들은 회의적이다. 이 전문가들은 항아밀로이드 약에 대한 연구는 낭비이며 새로운 전략이 필요하다고 주장하며, 솔라네주맙이 위약효과보다 조금 더 나았다는 이유로 사람들이 그 약에 희망을 건다고 비판한다.

 

“우리는 효용이 입증되지 않은 약으로 증상이 전혀 없는 사람을 치료하려 한다고 페인스틴의학연구소 리트윈주커알츠하이머연구센터의 신경과학자 피터 데이비스 이사는 말했다. “그건 그들에게 아스피린을 주는 것이나 다름없다.”

 

그러나 연방 정부는 이 시험에 의미가 있다고 보는 듯하다. 제약회사나 자선사업가들뿐 아니라 납세자들도 2025년까지 알츠하이머를 예방 또는 치료하겠다는 정부의 계획 하에 이 시험에 수천만 달러를 쏟아붓는다. 실패하면 그 결과는 끔찍할 것이다. 미국인 약 540만 명이 알츠하이머로 고통받는다. 진전을 늦추는 치료법이 곧 개발되지 않으면 환자 수는 2050년까지 3배 가까이 늘어날 전망이다. 이 환자들을 간병하는 데 드는 비용은 물가상승률을 감안하더라도 현재의 2360억 달러보다 약 9배 증가한 2조 달러에 달한다.

 

현재 알츠하이머 환자나 기타 치매 환자들에게 의료보험 비용 5분의 1이 소모된다. 2050년엔 이 수치가 3분의 1로 증가할 것이다. 심지어 이 수치는 환자를 간병하기 위해 직장을 떠나는 가족들로 인한 임금 손실을 포함하지도 않은 것이다. 알츠하이머 환자들은 24시간 간병이 필요해 간병에 나선 가족들은 휴가를 가기도 쉽지 않다. 게다가 치매 환자 간병인 가운데 3분의 1 이상은 우울증에 걸린다.

 

뉴욕 웨일코넬의과대학 아펠알츠하이머연구소의 그레고리 페츠코 소장은거의 모든 가족이 알츠하이머의 직간접적인 영향을 받을 것이고 이는 우리의 삶과 사고방식, 우리의 미래 계획까지 모든 것을 바꿔놓는다고 말했다.

 

약물 치료로 치매의 맹공격을 5~10년만 미룰 수 있다면 많은 사람이 여생을 고통스럽게 보내지 않을 것이다.

 

DIAN-TU를 이끄는 랜달 베이트먼은 지난 솔라네주맙 시험이 실패하리란 생각을 해보지 않았다. 지난해 추수감사절 가족들과의 저녁식사를 위해 분주히 집안일을 하던 그는 11 23일 오전 일라이 릴리 경영진으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아주 실망스러웠다고 베이트먼은 말했다. “그러나 놀랍지는 않았다.” 그는 늘 치료보다 예방이 성공 확률이 높다고 말해온 사람이다.

 

또 다른 예방치료 지지자는 서던캘리포니아대학 알츠하이머치료연구소의 신경과학자 폴 아이젠 소장이다. 2014년 아이젠은 스펄링과 함께 1150명을 대상으로 솔라네주맙을 투여하는무증상 알츠하이머 환자를 위한 항아밀로이드 치료(A4)’를 실시했다. PET를 통해 아밀로이드 축적량을 확인한 뒤 어느 정도 축적량이 있으면서 치매 증상이 없는 노인에게 약을 공급했다. 이 시험은 39개월에 걸쳐 인지 지능, 자기제어능력, 뇌 조직 건강 등 알츠하이머 관련 신체 요소의 변화를 측정한다. “증상을 보이지 않는 환자를 치료할 때 장점과 위험요소가 무엇인지를 알 필요가 있다고 아이젠 소장은 말했다.

 

이 시험은 참가자들에게 많은 것을 요구한다. A4 시험 참가자들은 3년이 넘는 기간 동안 한 달에 한 번 병원에 와서 아직 걸리지도 않은 질병에 대해 효과가 입증되지도 않은 약을 투여받아야 한다. 이 약이 효과가 있는지, 심지어 안전한지조차 검증된 바가 없다. 시험 보수가 특별히 높은 것도 아니다. 일부 참가자들은 모든 지시사항을 잘 따랐을 때 최대 2480달러까지 받을 수 있지만 그러려면 2번의 PET MRI 4, 요추 천자 검사 2, 그리고 42번에 걸쳐 투약을 받아야 한다. 그러나 대다수 참가자들은 병원 주차권을 제외하면 아무 것도 받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리 블래커비(82)는 기꺼이 A4에 자원했다. “내 가족력을 봤을 때 죽기 한참 전에 알츠하이머가 올 것 같다고 블래커비는 말했다. 그는 은퇴한 기술 전문 저술가다. 그의 어머니와 세 형제자매는 모두 알츠하이머로 사망했다. “만약 내가 알츠하이머를 앓게 된다면 적어도 다른 사람들, 특히 내 후손들만큼은 나와 내 가족이 겪었던 비극을 겪지 않도록 돕는 연구에 참여하고 싶다고 말했다.

 

지난해 12월 블래커비는 첫 투약을 받기 위해 오클라호마 남부의 자택에서 댈러스의 텍사스대학 사우스웨스턴의료센터까지 160㎞를 넘게 운전했다. 앞으로 그는 3년 동안 매달 4시간에 걸친 왕복 운전을 해야 한다.

 

은퇴한 보험설계사 던이 A4에 참가한 것은 그의 연인 프랜 때문이었다. 던은 4년 전 처음으로 프랜이 알츠하이머라는 사실을 알아챘다. 그때 던은 프랜이 저녁으로 준비한 고기 스튜를 먹기 위해 그녀의 집을 찾았지만 냄비는 텅 비어 있었다. “프랜은 양파를 기억하고 있었다고 던은 돌이켰다. “그러나 나머지 모든 것을 잊어버렸다.”

 

던은 프랜을 A4에 참가시키고 싶었지만 병세가 너무 많이 진전돼 있었다. 던만이 참가 요건에 부합했다. PET 결과 던은 뇌에 아밀로이드가 일정량 축적돼 있었다. 그는 지난가을부터 브링엄과 보스턴의 여성병원에서 투약을 받기 시작했다.

 

미국인 약 540만 명이 알츠하이머로 고통받는다. 진전을 늦추는 치료법이 곧 개발되지 않으면 환자 수는 2050년까지 3배 가까이 늘어날 전망이다.

 

지난해 11월의 어느 비오는 날 던은 투약을 위해 오른팔에 관을 삽입했다. 그는 9년 전 보스턴 남부 교외의 빈센트 나이트클럽에서 프랜을 만났던 추억을 떠올리고 있었다. 부드러우면서도 놀라울 정도로 활기찬 76세 남성 던은 33년 전 아내를 자동차 사고로 잃은 뒤 아이 여섯을 혼자 힘으로 키운 백발의 할아버지였다. 그는 프랜이 아직도 유머감각이 뛰어나고 테니스도 칠 수 있다고 눈을 반짝이면서 말했지만 자신이 왜 병원에 가는지 네 번이나 설명해야 했다고 말하는 대목에선 목소리가 무거워졌다. “프랜은 내가 하는 말을 알아듣는다고 던은 말했다. “하지만 잊어버린다.”

 

던과 대화하는 동안 간호사가 투약이 끝난 뒤 관을 청소하기 위해 식염수를 들고 다가왔다. 간호사가 자기소개를 했지만 던은 지난번 방문 때도 만났던 그녀를 알아봤다. “당신 얼굴을 잊을 수가 없어요.” 던은 말했다. “내 사촌하고 똑같이 생겼거든요.”

 

던의 뇌 속 아밀로이드는 기억을 손상시키지 않았지만 거기 존재한다. 어쩌면 그가 받고 있는 치료가 추가적인 피해를 막아줄지도 모른다. 아니면 프랜과 똑같은 운명에 처할 수도 있다. “내 자신도 아이들도 걱정된다. 하지만 아직은 거기까지 생각하지 않으려 한다고 던은 말했다. “지금도 내겐 해야 할 일이 너무 많다.”

 

A4 연구원 아이젠은 솔라네주맙이 효과적인 예방 치료제라고 낙관한다. 지난해 말 학회에서 알츠하이머 환자에 대한 솔라네주맙 치료가 실패했다고 발표하면서 그는 방에 가득한 의사들, 신경과학자들, 제약업체 임원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치료 효과가 질병 초기 단계에선 더 크게 나타나리라고 기대한다.” A4 연구 결과는 2020년에 알 수 있다.

 

그때까지 일라이 릴리는 솔라네주맙을 포함한 예방 치료법을 연구하는 A4 DIAN-TU를 계속 지원할 것이다. 그러나 릴리는 다른 치료법에 초점을 맞출 계획도 준비한다. 예방 치료를 연구하는 과학자들 상당수도 다른 약물을 고려하기 시작했다. 그들은 여전히 예방치료법이 최선이라고 생각하지만 어떤 항아밀로이드 약이 가장 잘 듣는지에 대해선 의견이 엇갈린다.

 

지난해 12월 베이트먼과 그의 동료들은 DIAN-TU 연구에 세 번째 시험 약물을 추가한다고 발표했다. 아밀로이드를 형성하는 베타절단효소를 막는 약이다. 또 아이젠 소장과 스펄링은 최근 EARLY라 불리는 대규모 예방치료 시험을 개시했다. A4처럼 건강하지만 뇌 속 아밀로이드가 일정량 축적된 사람들에게 베타절단효소를 차단하는 약을 투약하는 시험이다.

 

치매는 간병 비용이 매우 많이 드는 질병이다. 향후 수년 내에 질환이 급격히 진전될 수 있는 환자가 수없이 많다.

 

베타절단효소 차단제를 제조하는 제약업체 얀센의 알츠하이머신약개발부를 총괄하는 로이 트와이먼은 아이슬랜드의 한 연구 결과를 들어 이 전략이 유효하다고 주장했다. 5년 전 아이슬란드 연구진은 개인을 알츠하이머로부터 보호하는 유전자 돌연변이를 처음으로 발견했다. 북유럽 국가에서 200명 중 1명 꼴로 나타나는 아주 드문 유전자다. 이 유전자를 보유한 사람은 85세까지 치매에 걸리지 않을 확률이 보통 사람의 5배였다.

 

이 돌연변이 유전자가 하는 역할이 베타절단효소를 저지하는 일이다. “자연은 이미 인간에게 가르침을 줬다고 트와이먼은 말했다. 얀센은 이 가르침을 자사 제품 판매대까지 가져가려는 것이다.

제약사 노바티스가 개발한 또 다른 베타절단효소 차단제는 배너알츠하이머연구소에서 에릭 레이먼과 그의 동료들이 실시하는 세대간 예방치료 시험에 사용되는 두 가지 약 가운데 하나다. 이 시험은 A4 EARLY와 마찬가지로 알츠하이머 발현 가능성이 있지만 인지 기능이 정상인 노인을 대상으로 실시된다. 그러나 이 시험은 아밀로이드의 축적량 대신 APOE4 유전자 두 쌍을 물려받았는지 여부로 알츠하이머를 식별한다. 이 유전자 두 쌍을 가진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알츠하이머 발병 가능성이 15배나 된다.

 

전체 인구의 약 2% 정도가 APOE4 두 쌍을 가진 것으로 추정되지만 이를 스스로 알고 있는 사람은 거의 없다. 지금까지는 알더라도 할 수 있는 일이 없었기 때문에 알고자 하는 시도 자체가 무의미했다. “이제 처음으로 이 검사가 의미를 갖게 됐다고 피에르 태리엇 배너알츠하이머연구소 이사는 말했다. “시험에 참가할지 여부를 이 검사로 결정할 수 있다.”

 

알츠하이머 예방에 효과적인 약이 개발되면 새로운 과제가 떠오른다. 약값을 누가 지불할 것인가?

 

예방치료법 옹호자들은 누구나 특정 연령, 예컨대 50세 정도가 되면 정기적으로 알츠하이머 위험 요인을 판별하는 분자 및 유전자 검사를 받는 미래를 꿈꾼다. 검사 결과가 양성으로 나온 사람은 예방 치료제를 처방받을 수 있다. 마치 오늘날 콜레스테롤이 높은 사람들이 심장병 예방을 위해 매일 콜레스테롤 저하제를 먹듯이 말이다. “결국 우리는 더 폭넓은 인구를 치료하게 될 것이라고 스펄링은 말했다.

 

그러나 스타틴의 한 알 당 가격은 매우 저렴하다. 알츠하이머 신약은 매년 막대한 비용이 든다. 보험사들은 겉으로 보기에 건강한 사람들을 위해 그만한 돈을 지불하길 꺼릴 수도 있다. 아밀로이드 축적량이 높거나 APOE4를 보유했다고 해서 항상 치매를 앓게 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알츠하이머신약개발재단의 하워드 필릿 최고과학책임자(CSO)는 연구자들이 증상이 있는 사람들을 치료하는 것뿐 아니라 가벼운 인지 기능 저하(MCI)가 발생하는 초기 치매 단계에서 이 질환을 멈추게 하는 방법에도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본다. 기억, 사고, 판단에 관한 문제들은 노년기에 일반적으로 발생하는 건망증보다 훨씬 더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그러나 이 같은 문제를 겪는 대다수 사람들은 자신이 지속적인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생각하지 못한 채 평소처럼 살아간다. “MCI는 검진 비용과 약값, 환자의 삶을 모두 고려했을 때 가장 이상적인 치료 시점이라고 필릿 CSO는 말했다. “병이 발현되긴 했지만 치매를 막는다는 점에서 이는 예방이라고 할 수 있다.”

 

배우자가 장을 보러 갔다가 집으로 오는 길을 잃고 헤매거나 부모가 글씨를 쓰지 못하는 사례를 겪은 사람들은 동의하지 않을 듯하다. 많은 연구자들이 모든 종류의 MCI 예방을 꿈꾸는 이유다. 이를 위해 연구자들은 아밀로이드가 뇌에 손상을 일으키기 전인 질병 초기 단계부터 약을 시험하고자 한다. 예를 들면 아이젠 소장과 스펄링은 가까운 시일 내에 아밀로이드 수치가 낮아 A4 EARLY에 참가하지 못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 시험을 계획하고 있다. DIAN-TU에 참여하는 신경과학자 에릭 맥데이드는 보다 확실하게 진단이 가능한 유전자 형태의 알츠하이머부터 치료를 시작할 계획이다. “가능한 한 빨리 치료를 개시하는 것이 목적이라고 맥데이드는 말했다.

 

알츠하이머를 예방하는 신약 개발은 노벨상감이다. 현재 진행 중인 시험이 성공하리라는 보장은 없지만 연구자들은 최근까지 의학계에서 가장 어렵다고 여겨진 문제의 해결책에 가까워지고 있다고 믿는다. “흥분되는 시기라고 배너알츠하이머연구소의 레이먼은 말했다. “알츠하이머 발병 위험을 크게 줄일 수 있는 치료법을 확보했다는 점에서 희망이 있다. 이번 시험을 통해 새로운 영역을 개척할 수 있을 것이다.”


와인도 ‘색깔’ 논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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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업체 긱의 블루 와인, 한국 등지에서 인기 끌었지만 현지 와인제조법엔 위배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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긱은 쪽 염료와 포도 껍질 속의 안토시아닌 성분을 이용해 형광 빛을 띤 푸른색의 와인을 만들어냈다.

 

푸른색을 의미하는 형용사 ‘블루(blue)’는 와인을 묘사할 때 일반적으로 쓰이는 단어는 아니다. 스페인 농업부의 뜻대로 된다면 앞으로도 그럴 일을 없을 듯하다. 선데이(영국의 콘텐트 마케팅 에이전시) 보도에 따르면 스페인 농업부는 최근 국내 와인업체 긱이 푸른색 와인을 판매한 데 대해 세금을 부과했다. 긱은 또 그 제품의 상표에 순수한 와인이 아니라는 사실을 명시하라는 명령을 받았다.

 

2015년부터 블루 와인을 판매해온 긱은 브라질과 일본, 한국 등 주로 유럽 이외의 지역에서 12만 병 이상의 매출을 올렸다. 이 업체는 쪽 염료와 포도 껍질 속의 안토시아닌 성분을 이용해 형광 빛을 띤 푸른색의 와인을 만들어냈다. 하지만 스페인 농업부는 이런 방식이 와인제조법에 저촉된다고 판단해 세금을 부과했다.

 

긱의 공동 창업자 타이그 맥카시는 “우리는 얼음을 넣어서 마시면 안 된다는 등 많은 제약이 따르는 일반 와인이 싫었다”고 뉴욕타임스에 말했다. “그래서 재미있고 기발한 와인을 찾는 사람들에게 새로운 상품을 제공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하지만 수세기 동안 변화가 없었던 와인업계에 혁명을 일으키고자 한 게 문제였다. 주도권을 쥔 건 그쪽이다.”

 

유럽연합(EU) 포도주양조법은 블루 와인을 인정하지 않는다. 레드나 화이트, 로제가 아닌 와인은 법에 위배된다. 2008년 스페인의 또 다른 와인업체가 스파클링 와인에 금 입자를 첨가한 ‘골드 카바’ 와인을 생산해 벌금을 물었다.

 

긱은 상표 변경을 위해 2개월 이상 생산을 중단해야 했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긱의 창업자들은 과세 처분에 대해 항소할 계획이며 농업부가 전통 와인과 다른 색깔의 와인도 인정할 것을 요구하는 온라인 청원운동을 시작했다.

 

스페인 농업부의 제지가 있기 전 와인 소매업계에서는 긱의 블루 와인에 대한 고객의 호감도가 형성되고 있었다. 스페인의 인기 레스토랑 ‘스시 아티스트 마드리드’의 엔리케 이사이아스는 지난해 11월 BBC에 이렇게 말했다. “처음 우리 레스토랑에서 블루 와인을 팔기 시작했을 때는 손님들이 매우 미심쩍어 했지만 한두 번 맛을 본 뒤로는 계속 그 와인을 찾았다.”


Q & A로 알아 보는 제 19대 대통령 선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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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일정.jpg

 

 

Q1. 지난 제 20대 국회의원선거 시 국외부재자신고를 했는데, 이번 선거에서도 또 해야 하나요?

 A1. 국외부재자는 매 선거 때 마다 신고를 하셔야 투표할 수 있습니다. 여기에서, 국외부재자는 한국에 주민등록번호가 있는 사람을 말합니다.

 

Q2. 지난 제 20대 국회의원선거 시 재외선거인 등록신청을 했는데, 이번 선거에서도 또 해야 하나요?

A2. 재외선거인은 영구명부제이기 때문에 직전선거(20대 국회의원선거)에 재외선거인등록신청을 하신 분은 이번에 별도로 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등록여부는 홈페이지 http://ova.nec.go.kr 에서 확인 가능합니다.

 

이와 관련 영구명부재에 등재된 재외선거인 명부의 기재사항 (성별, 여권번호, 생년월일, 등록기준지, 전자우편주소, 전화번호 등)에 변경이 있는 분들은 http://ova.nec.go.kr 의 재외선거인영구명부의 ‘변경신청하기’를 하시기 바랍니다.

 

재외선거인 중 국내에서 '재외국민용 주민등록증'을 발급 받으신 경우 국외부재자 신고를 하셔야 합니다.

 

Q3. 대사관에 재외국민등록을 이미 한 경우에는 투표에 참여할 수 있나요?

A3. 아닙니다. 재외국민등록과 국외부재자신고·재외선거인 등록신청은 다릅니다. 재외투표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국외부재자신고·재외선거인 등록신청을 하셔야 합니다.

 

Q4. 재외선거 또는 국외부재자 인명부에 등재되었는지는 어떻게 확인하나요?

A4. 국외부재자신고·재외선거인 등록신청을 하시면, 선거담당자가 심사를 하여 접수처리하게 됩니다. 접수처리가 완료되면 신청인의 이메일로 처리결과가 발송됩니다. 신고·신청 접수증이 메일로 갈 예정이므로 확인해 주시기 바랍니다.

 

Q5. 국외부재자신고·재외선거인 등록신청기간 내에 신청을 못한 경우에 다른 구제방안이 있나요?

A5. 없습니다. 기간 내에 국외부재자신고·재외선거인 등록신청을 하지 못하신 분들은 해외에서 투표하실 수 없습니다. 이 경우, 한국에서의 투표는 가능합니다.

 

Q6. 국외부재자신고·재외선거인 등록신청은 뉴질랜드에 했지만, 재외투표기간에 다른 나라로 출장갈 수도 있는데 이 경우에는 어떻게 하나요?

A6. 일단 재외선거인명부 또는 국외부재자명부에 등재되면, 전 세계 어느 나라의 재외투표소에서 투표할 수 있습니다. 가령, 뉴질랜드에서 국외부재자신고를 한 경우, 재외투표기간에 미국이나 일본, 중국에 설치된 재외투표소에서 투표 가능합니다.

 

다만, 재외투표기간이 시작되기 전에 한국에 입국하시는 경우에는, 주민등록지 관할 시·군·구 선거관리위원회에 연락하셔서 귀국투표확인서를 받으셔야 합니다. 이 경우, 출입국확인서 등을 제출함으로써, 재외투표기간 전에 한국에 입국했다는 것을 증명해야 합니다. 재외투표기간이 시작된 후에 한국에 입국하는 경우에는 한국에서 투표할 수 없습니다.

 

Q7. 재외투표는 언제 하나요?

A7. 19대 대통령 선거일은 2017 5 9()입니다. 선거법상, 재외투표는 본 선거일보다 2주일 전에 실시되므로 2017 425()부터 4 30()까지 투표를 하실 수 있습니다. (등록된 유권자가 200명 미만일 경우 4일로 조정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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