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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들이 수구꼴통들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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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영 열린우리당 의장이 스스로 노인에 대한 가당찮은 편견을 드러냈다. "60,70대 노인들은 투표할 필요가 없고 그냥 집에서 쉬는 것이 낫다"는 발언을 그것도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늘어놓았다.
노무현 정부 출범 이후 우리 사회의 세대간, 이념간 갈등이 심화되어 왔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현 집권세력이 수구냉전 세력 혹은 수구꼴통들이라 칭하며 개혁의 대상으로 설정하고 공격하고 있는 정치세력의 주요 지지층은 60,70대 노인들이다. 반면에 20, 30대의 다수는 열우당 입장에서 보면 자신들의 ‘개혁코드’를 지지하는 층이다.
따라서 열린 우리당은 '촛불부대'로 대변되는 20,30대를 지지층으로 두껍게 깔고 60,70대의 영향력을 가급적 기피하려고 있다. 결국 정 의장의 어처구니 없는 문제발언은 말의 실수라기 보다는 열린우리당의 속심과 크게 다른 것이라고는 보기 힘들다.
어차피 노인들은 자신들의 코드와는 다르니까 투표하지 말고 집에서 쉬라는 말을 의도적으로 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마저 든다. 그 이면에는 자신들의 코드와 맞는 20,30대들의 투표독려를 위한 고도의 전술도 깔려 있을 것이다.
대한노인회 전국연합회장단은 정 의장의 “60ㆍ70대는 투표 안 해도 괜찮다”는 발언과 관련, 3일 ‘정동영 의장의 망언을 규탄한다’는 성명을 내고 정 의장의 정계 은퇴를 요구했다.
이들은 “우리 노인세대가 지난 세기동안 빈곤과 6·25 북한 침략전쟁으로부터 자유민주주의를 지켜왔으며, 국민소득 1만 불 시대를 이루어 낸 이 나라 주역임에도, 대접은 고사하고 이 나라 노인들을 21세기 고려장을 시켰을 뿐만 아니라 국민의 기본권마저 박탈하겠다는 발상은 묵과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대한노인회측은 또 “전국의 4백20만 노인은 어떠한 형태이든 사과는 받아들일 수 없으므로, 양심이 있다면 정계 퇴진 후 평생 속죄하는 마음으로 노인봉양을 제대로 배우기 바란다”고 말했다.
정 의장에 대한 비판은 당사자인 노인단체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다. 심지어 열린우리당 대구 경북지역 후보자들도 정의장의 선거대책위원장 사퇴를 요구하고 있다.
민주주의는 다원주의를 근간으로 한다. 다원주의적 민주주의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상생과 관용, 중도의 정신이 사회의 저변에 두텁게 깔려야 한다. 다원주의는 독선을 경계한다. 그런데 노 대통령과 열린우리당 및 그 추종세력들은 자신들의 정치적 경쟁자들을 없어져야 할 집단, 청산대상으로 지목하여 맹렬한 공격을 가해 왔다. ‘수구꼴통’이라는 어처구니없는 비난은 고사하고 ‘보수’라는 낙인이 찍힐까봐 자신들의 발언마저 조심하는 풍토가 지식인 사회에서 팽배하고 있다. 도대체 우리의 민주주의가 어디를 향하고 있나 하는 근본적 의문을 갖게 한다.
정 의장의 발언은 평등선거라는 민주주의의 기본원리도 망각한 것으로, 적어도 민주주의의 신봉자라면 결코 해서는 안 될 망언이다. 우리 사회의 65세 이상 인구 구성비가 지난 2000년 7.2%에 달해 이미 '고령화 사회’로 들어섰고, 2019년에는 '고령사회'가 되는 등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고령화가 진행되고 있다.
정 의장은 자신의 발언에 대한 비난여론이 거세지자 자신의 순발력을 발휘하여 즉각적인 사과를 하고 실언이었다고 변명하였다. 항상 그렇듯 쉽게 발언하고 쉽게 사과한다. 그러나 이번 발언이 노무현 대통령을 비롯하여 현 집권세력이 이제까지 보여준 편 가르기 정치, 협소한 코드정치의 산물이지 않나 하는 우려를 떨쳐버릴 수 없다.
선악의 이분법은 필연적으로 독선을 낳고 분열과 증오의 정치를 확대 재생산한다.
노 대통령과 열린우리당은 하루 빨리 협소한 코드에 기초해 편을 가르는 분열의 정치문화에서 벗어나야 한다. 이념적으로 코드를 가르고 지역적으로 코드를 가르는 것도 모자라 세대간으로도 코드를 가른다면 우리 사회가 얼마나 갈갈이 찢길 것인가.
60,70대 노인들은 결코 수구꼴통도 아니요, 우리 세대의 어머니요 아버지들이다. 이들은 자식들을 키우기 위해 멀리 독일의 광부로 간호원으로 고생을 했고, 시골의 논밭에서 피땀을 흘린 '희생의 세대'들이다. 정치를 떠나 인간적으로도 그들을 폄하하는 발언은 결코 용납될 수 없다. 더욱이 정권을 잡기 위해 이 불행한 세대에게 모욕적인 발언을 하는 것은 인간적인 예절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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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5일은 말없는 다수의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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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대 총선이 눈앞으로 다가왔다. 탄핵반대 촛불시위와 탄핵찬성 군중집회도 가라앉았고, 공식 선거운동이 곧 시작된다. 17대 총선이 갖는 역사적 의미를 되새기고, 합리적 판단으로 선거에 임하기 위해서 지금부터라도 깊이 자성하고 민족의 앞날을 생각해야만 한다.
무엇보다 목소리 높이고 있는 일부 극렬세력들의 준동을 선거판에서 몰아내야 한다.그것이 극우이든 극좌이든 선거판을 민의를 수렴하는 성스러운 장이 아니라 선전선동의 장으로 여기는 세력을 선거판에서 몰아내야 한다. 그리고 말없는 다수의 민의를 기다려야 한다. 그들이 어떤 결정을 내릴 것인가. 그들은 비록 목소리는 작고 없는 듯 하지만 그들은 분명히 이 시대를 냉정하게 보고 있는 절대다수인 것이다.
선거판을 투쟁이슈로 단순화 시켜서 분위기의 이득을 얻으려는 노력에 준엄한 심판을 해야 할 것이다. 선거이슈를 단순화시키는 것이 선거를 치르는 입장에서는 쉬운 길이다. 친노와 반노가 그렇고, 탄핵찬성과 탄핵반성도 그렇다.  현재 정당 지지도와 후보자 지지도가 그것을 대변하고 있다. 문제는 이러한 전략 차원의 대결구도가 우리나라 정치발전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한다는 사실이다. 심지어 민주와 반민주의 구도로 되돌리려는 전략에 접하면서 정당이 국민의 수준을 우습게 알고 있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쉽게 얻으려는 생각을 접어야한다.
총선에 임하는 정당들은 어렵지만 확실한 지지기반을 확보하기 위해 유권자의 이성에 호소하는 전략을 수립하고 실행해야한다. 타 정당과의 정책 차별성을 차분하게 유권자들에게 설명하고, 자신들의 정책이 지니고 있는 이데올로기적 위치와 타당성을 설득해야한다. 그것이 좌든 우든 중도건 문제 될 것이 없다. 투명하고 자신 있게 정강과 정책을 밝히고 지지를 호소해야한다.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그 길이 옳은 길이라면 그 길을 가는 것이 정당 본연의 자세다.
흔히들 우리나라 정당체계의 보수성을 지적하면서 그 정당이 그 정당이라는 선입견에 사로잡혀 있는 것이 사실이다. 유럽 국가 정당들이 지니고 있는 이데올로기의 스펙트럼을 생각하면 분명 우리나라 주요 정당들이 표방하는 이데올로기의 폭은 좁다. 그러나 그 보수성을 받아들이는 순간 정당의 선호를 지역주의와 특정 정치 리더십으로 연계해 온 것이 우리의 현대 정치사였다. 지역주의를 타파하고 정당의 과두적 지배에서 벗어나기 위한 첩경이 바로 정책 정당화의 길이다.
시민단체들 역시 차분하게 선거가 치러질 수 있도록 힘써야 한다. 촛불시위에 참여했던 단체나 탄핵 찬성모임에 참여했던 단체들 모두 이번 국회의원 선거가 정책대결로 이루어질 수 있도록 분위기를 다잡아야 한다. 특히 이번 선거는 1인 2표제를 채택하고 있어 정당투표를 위해 시민단체가 무엇을 할 수 있는가 고민해야 한다. 시민단체들은 각기 지니고 있는 전문성을 기반으로 각 정당의 정책차별성과 타당성을 유권자에게 널리 알리는 것도 중요한 공헌이 될 것이다.
이제 우리 나라의 시민사회는 다양성을 기반으로 발전하고 있다. 과거 민주와 반민주의 시대에서 볼 수 있었던 시민사회의 일체성을 기대하는 것은 어렵다. 17대 총선을 앞두고 시민단체들이 낙천, 낙선운동, 당선운동, 후보자 정보공개운동 등 다양한 운동을 펼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중요한 것은 시민단체들 역시 유권자들의 감성에 호소하는 운동방식에서 이성과 합리적 판단에 호소하는 운동방식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점이다. 정치권이 감성에 호소하고 흥분할수록 시민단체들은 경건하고 차분한 운동방식을 채택하는 것이 오히려 효과적이 아닐까.
매스미디어들의 관심을 받지 못하더라도 유권자들의 선택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보람된 일이 무엇인가 지금부터라도 고민해야한다. 말없는 다수는 분명히 숨죽이고 한표 행사의 날을 기다릴 것이다. 결국 17대 총선의 주인은 유권자다.
유권자들 역시 쉬운 길을 버리고 힘들지만 주인의 몫을 제대로 챙길 수 있는 길을 택해야한다. 이번 선거부터 1인 2표를 행사하게 되었으니 두 배의 노력을 기울여야하는 것은 유권자의 의무다. 지역구 국회의원과 함께 전국구 비례대표를 선출하기 위해서는 정당의 차별성을 제대로 짚어내야 한다. 유권자 자신의 정치성향과 정책선호에 가장 근접한 정당을 선택하기 위해서는 각 정당이 표방하는 정책이 무엇인지, 정당간의 차별성은 어떠한지를 정확히 파악해야 한다. 정책이 분화되고 전문화될 수록유권자들은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을 투자해야한다.
그러나 그만큼의 노력이 있어야 우리나라의 정치가 제대로 자리를 잡을 수 있다. 진정 민주정치를 원한다면, 국민이 주인 되는 정치를 원한다면 선거를 정치권에게 맡겨 놓고 기다릴 수만은 없다. 지금부터라도 지역구 후보들이 어떠한 인물인지 세심히 살피고, 어느 정당이 나의 정치적 신념과 맞는가를 숙고해야 한다. 그것이 나의 삶을 풍요하게 하고 우리나라의 발전을 이끌 수 있는 원동력임을 명심해야 한다. 우리의 역사를 이끌어 가는 것은 정치인과 정당이 아니라 한 표, 한 표를 행사하는 유권자의 올바른 선택이다. 4월 15일은 말없는 다수의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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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 민물장어를 생각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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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에 사는 교민이라면 한번쯤 민물장어를 잡거나 먹어 보았을 것이다. 옛날부터 영양식으로 유명할 뿐 아니라 맛도 좋아 미식가들 사이에서 인기있는 요리가 바로 장어요리이기도 하다. 한국에서는 대부분 양식 민물장어만 남아있는데 뉴질랜드에는 아직도 자연산 민물장어가 아직 많이 서식하고 있으니 교민들 사이에서는 민물장어가 관심의 대상이 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벌써 오래전부터 한국식품점에서는 장어잡이용 통발을 팔고 있는 것을 보면 많은 교민들이 민물장어를 잡아왔으며 잡고 있음을 짐작할 수 있다. 헌데 최근들어 한국교민들 사이에서 '민물장어가 거의 자취를 감춘 것 같다'는 말들이 오고가고 있다. 실제로 예전에는 오클랜드 인근 하천지류에 통발을 넣으면 꽤 많은 장어들이 잡히곤 했었다. 하지만 이제는 한두마리가 고작이거나 제법 잡으려면 1,2시간씩 오클랜드 외곽으로 나가야만 하게 됐다. 민물장어가 서서히 자취를 감춰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장어는 연어처럼 회귀성 어종이다. 다만 연어와는 반대로 회귀한다. 장어는 따뜻한 물을 좋아해 크고 작은 강, 호수, 늪 등 모든 민물에서 서식한다. 민물에서 5∼12년간 생활하다 성숙되면 8∼10월에 산란할 목적으로 바다로 내려가 난류를 따라 높은 수온(16∼17℃)과 높은 염분도를 가진 심해에 들어가 알을 낳는다.
이때 곧장 깊은 바다로 가는 것이 아니라 하구 근해 염분도가 낮은 기수역에서 환경조건에 적응되도록 순화를 거듭한 후에 바다로 들어간다. 암수는 깊은 바다에서 산란을 마친 후 죽는다. 부화된 새끼는 난류를 따라서 먼 여행과 오랜 시일(1∼3년)을 거쳐서 내륙 연안에 다다른 뒤 무리를 이루면서 강이나 하천을 거슬러 올라간다.
이렇게 긴 여행을 하는 장어를 우리는 오클랜드의 여러 지천에서 발견하게 되고 그것을 잡아왔다.일부 교민들은 공원 호수에 있는 장어를 야간을 틈타 몰래 잡다가 벌금을 물기도 했다.
장어를 생각하면 일본의 영화감독 이마무라 쇼헤이의 우나기가 생각난다. 일본어 우나기는 바로 민물장어를 가리킨다. 이 영화는 97년 칸느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수상했다.
낚시를 즐기는 평범한 회사원이었던 야마시타는 어느날 날아온 익명의 편지를 통해 아내가 바람을 피운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 후 아내의 외도를 직접 목격하게 된 그는 배신감과 질투심에 그 자리에서 아내를 칼로 찔러 죽이고 자수를 한다.
형무소 생활 8년째, 모범수였던 야마시타는 가석방되고 치바 현의 강변에서 조그만 이발소를 차리게 된다. 가석방 될 때 그는 우나기 한마리를 데리고 나오는데, 우나기는 야마시타의 유일한 대화의 대상이자 친구인 존재이다. 야마시타의 주변에는 좋은 이웃이 많이 있지만, 이미 세상에 대해서 마음의 문을 닫은 야마시타는 좀처럼 그들을 가까이 하지 않고 우나기 하고만 대화를 나누고 지낸다.
일본에서는 민물장어가 식용으로도 양식되지만 애완용으로 길러지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식용만이 존재할 뿐이다. 몸보신을 아주 중요시하는 한국인들은 장어를 보양강장제로 귀하게 여긴다. 민물장어는 인체에 필요한 필수 지방산, 불포화 지방산을 다량 함유하고 있으며 최고 최상의 정력 강장식품이며 피부미용 및 노화방지에 효과적인 것으로 굳게 믿고 있다.
민물장어 요리법도 발달되어 있다. 양념구이 또는 소금구이가 있고 양념에도 간장구이와 고추장구이가 있다. 장어 중간중간에 칼집을 넣어 양념장을 위에 얻어 구워드시면 양념장어 요리이고 소름금 쳐서 구으면 소금구이가 된다.
뉴질랜드의 민물장어가 10여년전 부터 등장하기 시작한 한국인들로 하여금 수난을 당하고 있다는 생각을 하면 왠지 씁쓸해진다. 참기름에 절인 소고기를 미끼로 민물장어를 유인하는 한국인들의 솜씨에 순박한 뉴질랜드 민물장어가 갈수록 줄어들고 있으니 앞날이 걱정된다. 한국에서는 이미 일부 민물장어는 천연기념물로 등록이 되어 보호를 받고 있다. 이제 뉴질랜드에서도 민물장어 보호에 신경을 써야 할 때가 되었다. 어린 장어는 놓아주고 잡을 수 있는 마릿수를 정해 남획을 방지해야만 할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우나기'라는 영화처럼 민물장어는 식용이 아닌 애완용으로만 길러질 때가 올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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