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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13.png 홍합, 그것은 홍색이어서 홍합이라고 한다. 코리아반도에서 나오는 홍합은 검은색 광택이 나면서도 보라색을 띠고 있다. 하여 홍합이라는 이름이 자연스럽고 고개가 끄덕거려진다. 영남에서는 합자라고 하는 것을 들었는데 강원도 강릉에 갔을 때에는 섭이라고 부르는 것을 들었다. 홍합을 섭이라고 하는데 도대체 왜 그렇게 부르는지 어원은 모르겠다.

 

홍합은 한방에서는 살을 말린 것을 쓴다. 혹은 날것을 그대로 사용하기도 한다. 홍합하고 다른 약초를 함께 쓰는 것이 아니라 주로 단방으로 쓴다. 홍합은 자양, 양혈, 보간(補肝), 그러니까 간을 보하는데 사용한다. 이를 구체적으로 응용한다면 허약체질에 좋을 것이고, 빈혈이나 식은 땀이 나고, 현기증이 나는 증세에도 좋을 것이다. 홍합은 요리로도 동서양에서 많이 사용하는데 그 맛이 약간 달다. 그래서 국에 넣으면 맛이 나고, 일부에서는 젓갈을 담그기도 한다.

 

뉴질랜드에 이민을 와서 가장 풍족하게 먹을 수 있었던 것은 홍합이었다. 그것도 녹색홍합이다. 뉴질랜드에서만 나온다는 녹색홍합은 맛이 좋다. 그리고 대규모로 양식을 하기 때문에 값도 싸다. 녹색홍합을 슈퍼마켓에서 사거나 피쉬마켓에서 살 때 집게로 통통한 놈을 골랐다. 그리고 그것을 삶아서 속살을 보면 분홍색이 있고 황색이 있는데 일부에서는 분홍색이 암놈이고 황색이 수놈이라고 구별하는 것이었다. 사실 그것이 맞는 말인지 모른다. 다만 분홍색이 더 통통하고 맛이 좋은 것 같았다. 하여 분홍색이 암놈이라는 말을 믿어주기로 했다.

 

그러나 사실 홍합은 성전환을 하는 것으로 추측된다. 해양생물학자들의 말을 들어보면 홍합의 경우 어린 개체군에서는 수컷이 많고, 큰 개체군에서는 암컷이 많다고 한다. 그것은 태어날 때부터 암수가 결정되어 있었던 것이 아니라 중간에 성전환이 일어난다는 것을 추측할 수 있다.

홍합은 뉴질랜드 바닷가에서 흔히 볼 수 있고 또한 채취할 수도 있다. 아마도 지역에 따라 다르지만 1인당 50개를 채취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도대체 언제 채취하는 것이 좋은가 하는 점이다. 언제인가 홍합이 하도 크기에 한 자루 채취한 적이 있는데 속살도 작고 맛도 없었다. 홍합은 산란기가 늦봄에서 여름사이인데 이때는 맛이 떨어진다.

 

홍합은 겨울에 채취한 것이 제 맛이 난다. 또한 안전하다. 여름철에 홍합은 삭시토닌이라는 독소가 들어 있다. 이 독소는 마비, 언어장애, 입 마름 등을 일으킨다. 심각할 경우 죽을 수도 있다. 오클랜드 여름철에 이따금 홍합채취 금지령이 내려진다. 바로 독소 때문이다. 여름철 바닷가에 많이 가게 되고, 따라서 홍합을 쉽게 채취할 수 있는 기회도 되는 셈인데 사실 적기가 아니라는 점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홍합은 겨울이 제철이다.

 

뉴질랜드 홍합으로 수많은 건강식품이 나오고 있다. 좋을 것이다. 하지만 바닷가에 나가 직접 홍합을 채취하여 백숙을 하거나, 미역국을 끓이거나, 혹은 해물탕 요리를 하거나 그런 채취와 요리는 건강을 넘어 즐거움을 준다. 뉴질랜드 홍합이 녹색이므로 녹합이 맞을 것이다. 허나 홍합이 됐든 녹합이 됐든 그것은 청정한 뉴질랜드 바다의 보배다. <소니 리/sonielee09@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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