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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말랭이.jpg 겨울 무는 산삼하고도 바꾸지 않는다는 말이 있다. 무는 시원하다. 그런데 추운 겨울에 무가 좋은 이유가 뭘까? 본초강목에 무에 대한 언급이 있다. 무 생즙은 소화를 촉진시킨다. 독을 푸는 효과도 있다. 오장을 이롭게 한다. 몸을 가볍게 하고 살결을 곱게 한다. 담을 제거하고, 기침도 그치게 한다. 각혈도 다스리고 속을 따뜻하게 하고 빈혈에도 좋다. 무즙을 먹으면 설사도 다스린다.

 

이렇게 한방고서를 인용하지 않아도 평범한 사람도 무가 좋다는 것을 안다. 소화를 돕기 때문에 생선회를 먹을 때, 고기를 먹을 때 무를 같이 먹는다. 특히 겨울 무가 좋다고 하는데 오클랜드는 한겨울이다. 일전에 오클랜드 북쪽 한 농장을 찾았다. 무가 얼마나 크게 자랐는지 하나도 들기 힘들 정도였다. 보기만해도 시원한 무다. 그런 무를 이제껏 본 적이 없었다. 그래서 농장주한테 물었더니 의외로 오클랜드 땅에서 무 농사가 아주 잘된다는 거다. 너무 잘 자라서 사람들이 혹시 비료를 주는 것이 아닌가 의심한단다.

 

너무 커서 팔지 못한다는 무를 갈아 엎어버린다고 하기에 몇 뿌리 얻어 왔다. 아내가 보더니 이처럼 큰 무는 처음 본다고 호들갑이다. 워낙 커서 칼을 들고 어쩔 줄 몰라 허둥거린다. 부엌에서 가장 큰 칼을 들고 나섰다. 그래도 썰기 버거울 정도다. 무 김치, 무 나물, 무 국 등. 한동안 무 요리를 실컷 먹었다. 남은 무는 고민 끝에 무말랭이를 만들었다. 비 오는 오클랜드 겨울에 무를 말린다는 것이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무는 햇빛이 잘 들고 통풍이 잘 되는 곳에서 말려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곰팡이가 돋는다.

 

일부 오클랜드 교민들은 건조기를 이용한다. 그 해 겨울 씨름을 하다시피 해서 무말랭이를 만들었다. 힘들게 만든 무말랭이로 무말랭이차를 끓였다. 무말랭이차는 오클랜드 겨울에 특히 좋다. 감기, 기침, 목 아플 때 무말랭이차를 끓이고 그 좋은 뉴질랜드 꿀을 한 숟가락 넣고 마시면 효과가 있다. 오클랜드 토종 겨울 무에다가 뉴질랜드 토종 벌꿀은 환상의 콤비네이션이다.

 

무말랭이차 만드는 방법은 간단하다. 말린 무말랭이를 팬에다 볶는다. 볶은 무말랭이를 물에 넣고 끓이면 잘 우러난다. 무말랭이차가 아니라고 해도 말린 무는 생무보다 좋다. 식이섬유가 응축되어 말리기 전의 무보다 식이섬유가 무려 15배나 더 들어있다. 물론 같은 부피를 비교했을 때일 것이다. 철 함유량도 48, 칼슘은 22배나 더 많아진다고 한다. 그렇다면 빈혈이나 골다공증에는 무말랭이만한 것이 없을 것이다. 특히 겨울 무에 그런 성분이 더 많다고 하니 겨울 무야말로 산삼보다 낫다는 이야기가 통할 것이다.

 

만일 무말랭이 만들기가 어려우면 무시래기라도 챙겨 먹는 것이 좋을 것이다. 무시래기는 당뇨에도 좋지만 변비에도 좋다. 문제는 당장 무시래기 구해서 말리는  실천일게다. <소니 리 sonielee09@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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