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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3.16 1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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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을 위해서 사람들이 쏟는 노력은 실로 눈물겨울 정도이다. 동서양이 따로 없고 고금이 따로 없다. 새벽 등산은 기본이고 산에 올라가서도 해 뜨기를 기다렸다가 뜨는 해를 보고 혀를 날름대는 사람도 있다. 처음 솟아오르는 신선한 태양의 천기(天氣)를 받아들이기 위해서다. 지구가 한 바퀴 돌아 아침이 되면 해는 어찌 됐든 다시 새로워진다는 생각에서이다.

 

그런가 하면 지기(地氣)를 받아들인다면서 등산 때 마다 꼭 맨발을 고집하면서 발바닥을 혹사시키는 건강법도 있다.  당뇨병을 가진 사람한테는 지극히 위험한 일인데도 말이다. 몸 안에서 끊어진 천기를 잇기 위해서는 아래 위 이빨을 연결시켜야 한다면서 수시로 딱딱딱 이를 박치기 시키는 사람도 있고, 지기를 잇기 위해서는 항문을 막아줘야 한다면서 시시로 거기를 움질움질 하는 건강법도 있다.  아래 위로 기를 골고루 소통시켜야 한다면서 거꾸로 물구나무를 서서 티비를 보는 사람도 있고 심지어는 그런 자세로 밥을 먹는 사람이 소개된 적도 있었다.

    

물이 몸 안의 노폐물을 씻어낸다는 이론에 입각해서 매일 한 말 닷 되 정도의 물을 마셔대는 사람도 있다. 그것도 그냥 마시는 것만으로는 안되고 흔들어야 잘 씻어지니까 몸도 흔들어야 한다면서 그 많은 물을 마시고 출렁출렁 소리가 나도록 뜀뛰기를 하기도 한다. 

    

서양이라고 다를 게 없다. 거창하게 이름 붙여서 '플래처주의' 라는 것이 있었다. 호레이스 플레처 라는 사람은, " 사람에게 이가 서른 두개인 까닭은 건강을 위해서 한 입에 넣은 음식을 서른 두번을 씹어야하기 때문이다" 라는 좀 이상한 이론에 감동해서 오래씹기 캠페인을 대대적으로 벌였다. 많은 사람이 동조해서 발명왕 에디슨도 플래처주의자가 돼서 음식을 꾸역꾸역 씹어댔고 사업의 천재라는 록펠러도 그렇게 씹어 댔다.  그렇게 씹다보니 먹는 양이 부실해져서 체중이 30 kg 이나 줄어들고 말았다. 하긴 천재라는 잡스도 이상한 이론에 빠져서 암 치료를 거부하다가 임종을 맞았으니 일러 무슨 말을 하리.  씹는다 씹는다 하니까 일본의 어떤 소녀는 한 입에 음식을 넣고 1300 번을 씹었다는 별난 기록도 있다.

    

음식이나 약을 먹어서 몸을 건강하게 한다는 생각 역시 동서 고금이 같다. 한국 사람들이 몸에 좋다는 음식이나 보약에 대한 태도는 거의 절대적, 신앙적이어서 췌언을 불허하거니와 뱀이나 사슴 뿔은 또 그렇다 치더라도(세계 사슴 뿔의 70 내지 80 % 가 한국에서 소비된다) 한다한다하니까 토룡탕이란 거창한 이름을 붙여서 지렁이나 구더기까지 입을 댄다. 축구선수 박 지성이 어릴 때 개구리를 먹었다 하니까 개구리 값이 오르면서, 환경단체가 개구리 살리자고 켐페인을 벌이기도 했다. 불임환자에게 애 낳게 하는 약은 기본이고 입시경쟁이 치열하다 보니 이름도 구미에 딱 맞게 총명탕이라고 지어서 그게 또 인기다. 요즘에는 또 키 키운다는 약이 관심을 끌고 있다.

    

서양도 마찬가지다. 로마의 플리나우 라는 학자는 하마의 코와 다리가 건강에 좋다면서 그 놈만 찾았다는 별스런 기록도 있고 1534 년 감자가 처음 스페인에 들어왔을 때는 그게 정력에 좋다해서 1 kg 에 현재 싯가로 무려 3 천 달러까지 값이 올랐다고 한다. 강원도 감자 수출했으면 한몫 잡았을 텐데 그 점 심히 아쉽기도 하다. 

 

미국도 마찬가지다. 까다롭기로 소문난 FDA 가 있는데도 엉터리 건강식품과 요법에 날려버리는 돈이 일년에 수 억 달러나 되는 것으로 알려진다. 지난 94년 보고에 의하면 노화를 방지한다는 엉터리 회춘약에 쓴 돈이 한 해 2 천만 달러, 관절염에 효과가 있다는 엉터리 약에 날려버린 돈이 또 2 천만 달러였다. 그 중에는 자석을 갖다 붙이는 요법도 있었고 남자의 팬티 앞쪽에 자석을 붙여서 발기부전을 치료하고 팬티 뒷쪽에 붙여 놓고 치질을 치료한다고 법석을 떨기도 했다.

    

역사상 약을 가장 많이 복용한 사람은 아마 이 사람일 것이다. 사무엘 제섭이라는 미국사람. 그는 부유한 농부였는데 말년에 심한 우울증에 걸렸다. 1795년부터 1816년까지 21년 동안 그 동네 약국에서 지어서 먹은 알약만도 무려 22 6 9 34알로 1 년 평균 1 8 6 , 하루 평균 29 알 정도였다. 약이 오히려 명을 재촉한 것은 아니었는지 궁금하지만 거기에 대한 평가는 기록이 없다.

   

좋은 음식, 나쁜 음식에 대한 판단도 사연이 기구한 게 적지 않다. 커피만 해도 그렇다. 스웨덴 국왕 구스타프 3 (1746--1792) 는 처음 커피를 접했을 때 그게 독이라고 믿었다. 어떤 살인범에게 사약 내리는 기분으로 죽을 때까지 매일 커피를 마시라는 벌을 내렸다. 비교할 대상이 있어야 했으므로 또 다른 살인범에게는 매일 차를 마시도록 했다. 기록이 필요해서 두 사람의 의사를 시켜 누가 먼저 죽나 지켜보도록 했다. 형벌이 집행되는 동안 먼저 죽은 사람은 기록을 맡은 의사 두 명이었다.

 

그 다음은 왕 자신. 1792 년 스톡홀롬의 한 극장에서 저격을 당했다. 그러고도 수년이 지난 뒤에야 비로소 두 살인범 중 한 명이 죽었다. 사망 때 나이가 83 . 차를 마신 살인범이었다. 날마다 커피를 마신 살인범이 언제 죽었는지는 기록에 없다고 한다.

 

포도가 좋다고 해서 매일 포도를 먹어대는 사람도 있고 식초가 좋다 해서 매일 식초를 마시는 사람도 있다. 오줌이 좋대서 그걸 먹는 것만으로는 부족해서 화장품 대신 얼굴에 바르고 샴푸 대신 그걸로 머리를 감는 사람이 소개된 적도 있다. 오줌이 얼마나 건강에 기여했는지, 생명의 연장에 얼마나 보탬이 됐는지 정확하게 평가하기는 쉽지 않다. 또 수명의 연장 만이 꼭 건강의 궁극적 목표는 아닐 것이다.  대부분 사람들의 생각도 그렇고, 질기고 긴 수명을 지닌 채 다른 사람의 간병에만 의지하여 생명을 이어가는 사람들을 보면 더욱 그렇다. 건강의 목표가 결코 수명의 연장 만은 아니리라.

    

건강한 삶이란 마음과 몸, 모두가 건강한 것을 말하고 건강한 마음과 몸으로 건전한 사고와 건강한 활동을 영위하는 것이다. 건강은 수단이지 목표 그 자체가 아니다. 

 

입만 열면 건강을 염려하고 건강을 잃으면 모두를 잃는다고 한다. 그러나 맹목적으로 건강 그것 만을 위해 건강을 염려하는 사람은 갈 곳도 모르면서, 갈 곳도 없으면서, 거기다 같이 갈 사람도 없으면서 매일 자동차만 손질하는 사람과 무엇이 다르겠는가.

    

인류가 탄생하고서부터 20 세기까지 약 1000 억 명이 태어나고 사라졌다고 한다. 적지 않은 조상들이 태어나고 세상에서 사라졌지만 이 숫자는 한 사람의 남자가 태어나서 일생 동안 방출하는 정자 수의 10 분의 1 에 지나지 않는다.  이 몸 하나에 전 인류의 역사가, 작은 우주가 들어 있다.  생명의 신비함이 그러하다. 부모로부터 물려 받은 생명의 소중함은 결코 가볍게 여겨 손상할 일이 아니다.  부디 모든 사람들이 생명의 신비함을 깊이 새기고 하루 하루 건강한 삶을 영위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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