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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딘가 의자 없이 양반다리를 하고 오래 앉아서 화투를 치거나 바둑이라도 몇 판 두고 나면 유달리 허리가 아픈 경우가 있다.  전체 인구의 80%쯤은 일생에 한번은 허리 통증을 경험하고 도시 인구의 20% 는 항상 요통으로 고생하고 있다는 통계가 있다모든 골근육계 질환의 43% 가 요통을 동반하고 만성질환 가운데 노동력 상실을 초래하는 가장 흔한 원인이 요통이라는 보고도 있다.  종합병원에 찾아오는 환자의 21%가 허리 아픈 환자인데 그 중에서도 30 대가 41%로 가장 많다.

    

왜 이렇게 인간은 요통과 뗄 수 없는 관계를 맺게 됐을까? 구조적 결함이 원인이다. 인간이 땅을 내려다 보며 네 발로 걷기를 거부하고 두 발로 일어서면서부터 요통은 시작되었다. 그래서 요통은 인간의 숙명이라고도 한다. 그런데 왜 서 있을 때보다 앉아 있을 때 허리가 더 아픈 것일까?

    

척추는 목을 이루는 7 개의 경추와 등을 이루는 12 개의 흉추, 그리고 허리를 이루는 5 개의 요추, 엉덩이 가운 데 있는 한개의 천추(사실은 다섯 개의 척추가 붙어서 한 개의 뼈가 되었다) 와 꼬리뼈인 미추로 되어 있다. 

 

목에서 허리까지 24 개의 척추는 장기 알처럼 둥근 전방부와 배의 닻처럼 뼈가 돌기를 형성하고 있는 후방부로 나눈다. 둥근 전방부는 주로 위에서 아래로 누르는 체중을 지탱하는 역할을 하고 후방부는 뼈의 돌기에 많은 근육과 인대가 붙어 있어서 허리를 움직이는 운동기관으로서 역할을한다.

    

전방부와 후방부 사이에는 작은 구멍이 있어서 이것이 목 척추부터 허리 척추까지 긴 관을 형성하고 여기에 뇌에서 나온 척수신경이 아래로 내려가 두번째 요추쯤에서 끝나고 있다. 따라서 척추는 운동기관으로서 역할도 하고 척수신경을 보호하는 역할도 하는데 척추를 다쳐 척수신경이 손상을 입으면 그 아래 쪽에는 마비가 온다. 이 신경의 운동신경에 질병이 생겨 마비가 온 것이 소아마비다.

    

척추와 척추 사이에서는 중추신경인 척수신경으로부터 좌우로 한 개씩 신경이 나와서 말초신경이 된다. 경추에서 나온 신경은 후두부와 어깨, , , 앞가슴과 뒷등 윗 부분까지 광범위하게 퍼져 있다. 그래서 목 척추에 탈이 생기면 통증이나 저린 감이 손에서 앞가슴까지 넓게 생기기도 한다. 흉추에는 좌우로 한개씩 갈비뼈가 붙어 있고 그 사이에서 신경이 나와 늑간신경을 이룬다.  요추에서 갈라져 나온 신경은 배와 허리, 엉덩이와 다리, 발가락까지 퍼져있다. 요추에서 나와 다리로 내려가는 신경 가운데 하나는 골반뼈 이름을 따서 좌골신경이라고 부르는데 우리 몸에서 가장 길고 굵은 말초신경이다. 

    

장기알처럼 생긴 전방부의 각각 척추체 사이에는 추간판이라는 충격흡수체가 끼어 있다. 둥글게 생겼기때문에 흔히 '디스크' 라고 부른다.  디스크의 가운데 쯤에는 수핵이라는 타원형의 젤리 같은 물질이 들어 있다. 압박이 가해지면 이 수핵이 전후로 움직이면서 탄력이 강한 주위의 섬유조직과 함께 충격을 흡수하면서 압력이 척추에 골고루 미치도록 한다. 

 

우리가 흔히 '디스크'라 부르는 질환은 이 수핵이 섬유조직과 같이 연골 밖으로 파열되어 뒤로 밀려 나오면서 신경을 자극하여 생기는 질환이다. 따라서 정확한 병명은 추간판수핵탈출증이다. 요통과 신경증상을 동반하는 질환으로서는 가장 높은 빈도를 차지한다.

    

그러나 요통을 초래하는 가장 흔한 원인은 척추의 구조적 문제인 경우가 가장 많다. 척추를 앞뒤에서 보면 몸의 한 가운데 있으면서 곧게 뻗어 있다. 그러나 옆에서 보면 휘어져 있다.  목은 앞으로 굽어 있으면서 그 위에 머리가 얹혀 있고 등은 뒤로 나와 있으며 다시 허리는 뒷쪽이 들어가서 잘룩하고 그 밑으로 엉덩이가 뒤로 솟으면서 아름다운 곡선을 이루고 있다. 이렇게 뱀이 움직이듯 앞뒤로 곡선을 이루고 있는 것은 체중을 효율적으로 지탱하고 몸을 움직일 때 부드러운 운동이 일어나도록 진화해온 까닭이다.

   

그런데 이 기둥 역할을 하는 척추가 옆에서 보면 몸의 거의 뒷쪽 끝에 위치하고 있다는 것이 문제다.  집으로 치면 기둥은 하나 뿐인데 이 기둥이 집 가운데 있는 것이 아니라 뒷쪽 끝에 있는 셈이다.  가슴, 배를 비롯한 모든 무게가 앞쪽에 쏠려 있으면서. 그래서 사람이 수직으로 서 있거나 앉아 있으려면 앞쪽에서 뭔가를 받쳐주거나 뒷쪽에서 뭔가가 당겨주지 않으면 안 된다.  이 기둥을 뒤에서 당기는 일을 하는 것이 목덜미와 등, 허리에 있는 튼튼한 근육과 인대이고 앞에서 받쳐 주는 것이 복부 근육이다. 그래서 척추에는 무려 400 개의 근육과 천여 개의 인대가 있다. 아무 일을 하지 않고 가만히 앉아 있을 때만 해도 그 자세를 유지하기 위해서 근육은 열심히 상체를 뒤로 당기고 있는 것이다.

    

그 힘은 얼마나 될까?  그 힘은 기둥(척추)으로부터 앞쪽 배 끝까지의 거리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 지렛대의 원리와 같은데 수평 저울을 상상해 보면 된다. 척추가 지렛점이 되고 앞쪽()이 한쪽 길이가 되고 뒤의 허리 쪽이 반대편 길이가 된다.  4, 5 요추 사이를 지렛점으로 삼았을 때 앞쪽의 길이는 뒷 쪽의 15 배가 된다고 한다. 앞쪽에 10 kg 의 힘이 가해지면 뒷 쪽에서는 그 15 배인 150kg 의 힘으로 허리를 뒤로 당겨야 앞으로 쓰러지지 않고 수평을 유지하면서 그대로 앉아 있을 수 있다는 얘기다. 엄청난 힘이 아닐 수 없다.  앞쪽 길이가 길어질수록 허리의 근육은 기하급수적인 힘으로 허리를 뒤로 당겨야 사람이 서 있을 수 있다는 얘기다.

 

그래서 배가 앞으로 나오면 나올수록 허리 근육은 그 만큼 더 큰 부담을 안게 된다. 비만인 사람이나 임산부가 쉽게 허리가 아픈 것은 이 때문이다. 가벼운 물건이라도 팔을 앞으로 쭉 뻗은 채 물건을 들 때 허리가 삐끗하는 것은 앞쪽 거리가 그 만큼 늘어났기 때문이다. 아기를 업을 때 무슨 유행처럼 애기를 앞에서 안듯이 띠를 매는 것도 앞 쪽에 무게를 더하기 때문에 허리에는 아주 좋지 않다. 그래서인지 요즘 미국에서 애기를 뒤로 업도록 디자인 한 '포대기' 라는 제품이 나와서 관심을 끌고 있다는 기사도 있었다.

     

서 있을 때보다 앉아 있을 때 허리가 더 아픈 것은 서 있을 때는 엉덩이에 있는 큰 근육이 허리를 당기는 일에 동참하지만 앉아 있을 때는 허리 근육만으로 상체를 당기기 때문이다.

 

그래서 의자에 앉지 않고 맨 바닥에 앉아 있을 때 더 쉽게 요통이 생길 수 있다. 컴퓨터를 오래 보고 있으면 고개가 아픈 것은 앞쪽에 머리 무게를 실은 채 목고개 쪽의 근육이 머리가 앞으로 떨어지지 않도록 장시간 머리를 뒤로 당기는 일을 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구조적 결함은 인간이 두 발로 서면서 생기게 된 것이다. 허리 근육이 약할수록 그 힘을 오래 지탱하지 못하여 쉽게 피로하고 통증을 느끼게 된다. 네 발로 기는 짐승에게는 디스크 같은 병은 안 생기다고 한다. 운동이 부족한 현대인에게 요통이 숙명이라는 것은 이 까닭이다. 허리와 복부의 근육을 튼튼하게 하면 그만큼 요통을 줄일 수 있다.

    

세상에는 물 좋고 정자 좋은 데는 없다고 한다.  두 가지가 다 좋기를 바라는 것은 염치 없는 짓인지 모른다. 두 발로 일어 서서 하늘이 그 만큼 가까워졌으면 늙어서 허리가 굽어 땅에 가까워 지는 것 쯤은, 문명의 이기에 푹 빠져 있는 한 무심히 받아들여야 할 일인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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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목. 허리 사이 24개 뼈로 운동 0 fi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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