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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운 걸 입에 넣었다가 "! 뜨거라" 싶으면 얼른 삼켜버리는 경우가 있다. 입에서 느끼던 뜨거움은 없어졌지만 가슴 한 가운 데을 타고 뻐근한 기운이 아래로 내려간다.  입안에서 뜨거웠던 그건 갑자기 어디로 사라진 것일까?   뜨거운 음식을 받아들인 식도에는 열기를 급냉시키는 무슨 메카니즘이라도 있는 것일까?   그리고 그렇게 된 식도에는 어떤 일이 일어나는 것일까?   오늘은 식도에 관한 얘기다.

    

모든 동물은 생명을 유지하기 위하여 에너지를 필요로 한다. 그러나 몸안 자체에서는 에너지 원이 없기 때문에 음식물이란 형태로 밖에서 구할 수 밖에 없다.  그런데 음식물 중 당질과 단백질, 지방질 등은 그 분자량이 크기 때문에 소화관을 통하여 바로 흡수가 되지 않고 당질은 단당류로, 단백질은 아미노산으로, 지방질은 지방산과 글리세롤 같은 간단한 물질로 분해된 뒤에 흡수된다. 이와같이 음식물에 들어 있는 영양소를 체내에 흡수될 수 있는 상태로 만드는 과정이 소화이다..

    

소화과정은 씹거나 소화기관의 운동과 같은 기계적 작용과 여러가지 소화효소에 의한 화학적 분해에 의하여 이루어지며 그외 신경, 홀몬 등이 소화과정을 조절한다.  소화관은 개별적으로는 각기 다른 형태를 가졌지만 일반적으로 공통적인 구조로 되어 있다.  

    

소화관을 횡으로 잘라보면 안으로부터 네 개의 층으로 되어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가장 안 쪽이 점막층인데 여기서 소화액과 점액이 분비된다.  다음 층은 혈관과 신경이 분포되어 있는 점막하층이고 세번째 층은 근육으로 된 층인데 이 근육층은 다시 두 층으로 나뉜다.  안쪽에는 소화관을 링처럼 둥글게 싸고 있는 환상근육이 있는데 이 근육이 수축하면 소화관의 지름이 좁아진다. 바깥층의 근육은 소화관을 따라 길게 뻗어 있는데 이 근육이 수축하면 소화관의 길이가 짧아진다.  이 두 근육의 수축이 협동적으로 일어나서 소화관 내의 음식을 짜듯이(누르고 밀어서) 아래로 내려 보내는데 이 운동을 연동이라고 한다.

    

연동은 자율적으로 일어난다.  식사 후 속이 더부룩해서 먹은 걸 짜듯이 누르고 밀어서 아래로 좀 내려 보내고 싶어도 뜻대로 되는 것이 아니다. 소화관 근육의 운동은 자율신경인 교감신경과 부교감신경에 의해서 지배를 받고 있다. 교감신경은 장운동을 억제하고 부교감신경은 장운동을 증진시킨다.  스트레스 상태에서나 감정이 흥분된 상태에서 밥을 먹고 나면 속이 갑갑하고 소화가 잘 안되는 것은 이때 교감신경이 흥분하여 장운동이 억제되기 때문이다.  인류가 원시인으로 초원을 누빌 때 갑자기 사자를 만나면 온 신경은 이 사자에 집중되고 위기를 타개하는 데에 신경이 집중되어야 하고 소화는 뒷전으로 물러날 수 밖에 없다. 이때 작용하는 것이 교감신경이다. 그때의 유산이 남아 있어서 그렇다.

    

소화는 입에서 시작하여 항문에서 끝난다.  입에 들어온 음식을 씹어서 잘게 부수는 것이 소화의 첫 걸음이다. 나이가 들어서 이가 부실해지기 시작하여 대충대충 씹어 넘기다 보면 소화불량이 잦아져서 처량해지기 마련이다. 이가 시원찮기 시작하면 그제서야 이를 왜 오복의 하나로 매김했는지 실감을 하게 되고 씹는 즐거움 또한 대단하다는 것을 깨딛게 된다.

    

침은 음식을 미끄럽게하여 목으로 넘어가기 쉽게 해주고 또 그 속에는 아미라제가 있어서 전분을 가수분해하여 소화를 돕기도 한다.

    

식도는 평소에는 속빈 순대처럼 납작하게 오므린 상태로 있다가 음식이 들어오면 늘어나고 연동을 시작해서 음식을 위로 보낸다.  식도 근육의 윗쪽 3 분의 2 는 수축력이 큰 횡문근으로 되어 있고 아랫쪽 3 분의 1 은 수축력이 덜한 평활근으로 되어 있다.  윗쪽 근육의 수축력이 더 세기때문에 음식이 밀리지 않고 수월하게 아래로 내려가도록 되어 있다.  물구나무를 서서 음식을 먹어도 중력을 거스르며 음식이 식도로 내려가는 것은 이들 근육 수축력의 차이 때문이다.  신기하지 아니한가?  일회의 연동파가 식도 전 길이를 달리는 데에는 4 내지 5 초 정도 걸린다.  음식을 빨리 먹었을 때 가슴이 뻐근한 것은 연동이 음식을 아래로 밀어 내리는 것보다 더 빨리 음식이 들어와 미처 밥통으로 내려가지못한 음식이 일시적으로 식도에 쌓여서 그런 것이다. 가슴을 두어번 쿵쿵 쳐서 음식이 위로 넘어가면 곧 괜찮아진다. 

    

음식이 식도를 지나는데 걸리는 시간은, 물은 0.5 내지 1 초이고 고형물은 6 내지 7 초 정도 걸린다.  식도는 길이 약 25cm. 좌우 직경은 약 2 cm 이고 전후 직경은 1 cm.  입에서 식도 끝 까지의 길이는 약 40 cm 정도이다. 식도는 전 길이에서 내경이 균등하지 않고 좁아지는 곳이 네 군데 있다. 관심거리가 되는 곳은 입에서 가장 가까운 제 1 협착부이다. 이것은 후두의 근육이 연골을 당겨서 식도가 약간 좁아진 곳인데 입구로부터 약 15cm쯤 되는 곳에 있다. 사고로 동전 같은 것을 삼켰을 때 가장 잘 걸리는 곳이고 암이 잘 생기는 부위이기도 하다. 식도암의 제일 첫 증상은 굳은 음식을 삼킬 때 느끼는 불편함이다. 그런 곤란을 겪으면 환자는 더 오래 씹고 천천히 음식을 먹게 되는데 그러다 보면 처음 증상이 없어져 환자는 안심하게 된다. 그래서 식도암은 흔히 조기발견을 놓치게 된다. 게다가 식도에는 아픔을 느끼는 지각신경이 없다. 뜨거운 것을 먹다가 꿀꺽 삼켜버리면 뜨거운 느낌이 사라지는데 이는 식도에는 그걸 느끼는 지각신경이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식도벽은 화상을 입게 된다. 몇번 정도는 괜찮을지 몰라도 그런 일이 잦다보면 화상이 잘 낫지 않고 암이 생기는 수도 있다. 좀 무례해 보이더라도 뜨거운 것은 얼른 뱉어내는 것이 현명하다.

    

식도가 위에 연결되는 부위에는 분문괄약근이라는  근육이 있어서 식도를 지난 음식이 위로 들어가면 이 근육이 수축하여 위의 입구를 막아 음식이 다시 거꾸로 올라오지 않도록 해준다.   구토를 할 때는 괄약근이 열리고 연동운동이 반대로 입구 쪽으로 일어나서 위의 내용물을 밖으로 내보낸다. 젖먹이 때는 이 괄약근이 충분히 발달하지 않아서 젖을 자주 토하게 된다.

    

한때 체증을 내린다 하여 전날 먹은 음식을 손으로 꺼집어 내는 소위 '체내리는' 민간 요법이 있었는데 이는 식도의 길이로 보나 식도에는 음식이 고이지 않는다는 사실로 보아 실로 속 들여다 보이는 기만술이다. 그런데도 음식 덩어리를 꺼집어 내었다 하면 속이 시원하다고 하는데 단지 기분일 뿐이다. 단순한 소화불량이 답답한 증상을 일으켰다가 일시적으로 좋아진 것에 불과한 것이다. 소화기관은 자율신경의 지배를 받아 기분에 쉽게 좌우되는 기분파 장기이다.  소화기관은 주인의 얼굴 표정을 그대로 닮는다. 얼굴이 웃으면 소화기관도 웃고 얼굴을 찡그리면 소화기관도 찡그린다. 대저 심신은 일체라 마음과 몸은 서로 영향을 주고 받는데 이것을 이용하여 기분만으로 병이 완치된 양 믿게 만들어 놓고 사람 골병만 들게 하는 요상한 요법이 검증되지 않은 채 횡행한다.  아무리 컴퓨터 시대라 하더라도 기만술 역시 기막히게 변하고 있다.  무명을 밝혀주는 등불의 요긴함이 새삼 간절한 요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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