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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장을 비롯해서 심장, , 간 등의 장기이식은, 다른 방도로는 도저히 구할 수 없는 마지막 생명을 구해내는데 큰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특히 간 이식은 간경변이나 간암이 많은 한국에서는 꺼져가는 생명을 구하는 마지막 시도로서 꽤 활발하게 시행되고 있다. 2011 년 세계에서 간이식 수술을 가장 많이 한 병원은 한국에 있다. 모두 403 . 두 번째인 미국 UCLA 병원의 200 건과 비교해보면 한국의 수술 건수가 얼마나 많은지 알 수 있다. 성공률도 97 %.  대단한 성과가 아닐 수 없다.

    

간만큼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장기는 드물다. 그만큼 관심의 촛점이 된다는 얘기고 그만큼 말썽을 많이 부린다는 뜻이다. 하긴 그렇다. 간은 인체 중 가장 크고 가장 무거운 장기라서 다른 장기를 압도할 만큼 묵직하고 하는 일도 워낙 많아서 말 많고 탈 많지 않을 수가 없다.

    

간은 대부분 우측 갈비뼈로 덮혀 있고 왼쪽 끝은 명치 끝을 지나서까지 뻗어 있다. 생김새는 그림에서 가끔 본 나폴레옹 모자처럼 삼각형 비슷한 모양이다.  간은 대부분 흉곽에 쌓여 있어서 앞부분 조금을 제외하고는 만져지지 않는 것이 정상이다. 간암이나 간농양 등으로 간이 커지면 오른쪽 갈비뼈 밑에서 손가락처럼 만져지고 심하면 상복부 전체가 그득해진다.  의사가 환자를 볼 때 오른 쪽 갈비뼈 밑을 누르면서 위로 손을 압박하는 것은 간이 커졌는가를 보기 위해서이고 이때 간이 만져지면 '손가락 한 개 크기' , '두 개 크기' 등으로 크기를 기록한다.

    

간의 무게는 1.2 내지 1.5 kg. 1000 가지 이상의 효소를 생산 분비하면서 500 가지 이상의 일을 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그 능력의 끝이 어디까지인지는 아직 모른다.   간은 인체 신진대사의 중심이다. 생명유지에 필요한 많은 물질의 합성과, 변화, 저장, 분해, 배설이 간에서 일어난다. 크게 나누어서 여덟 가지 기능으로 나눈다.

    

첫째가 담즙을 만들고 배설하는 일이다.  담즙은 노란 색소로 되어 있는 빌리루빈과 단백질, 무기전해질, 뮤신등 여러가지 대사 물질로 이루어져 있는데 하루 약 600 내지 1000 cc 정도 분비된다. 간에서 만들어진 담즙은 담낭(쓸개주머니) 에 저장, 농축되었다가 십이지장으로 나가서 주로 지방질의 소화에 사용된다.  쓸개액의 색깔이 노란 것은 이 빌리루빈 색깔 때문이고 대변이 노란 것도 십이지장으로 들어간 빌리루빈 때문이다. 이 빌리루빈 일부는 다시 혈관으로 흡수되어 소변으로 배설되는데 소변 색깔이 노란 것도 이 때문이다. 간의 이상으로 빌리루빈이 배출되지 않으면 이게 몸에 쌓여서 황달이 나타난다.

    

소변이 노란 것은 건강하다는 증거이다. 간에서 만들어진 빌리루빈이 쓸개주머니로 내려가는 길이 막혀서 (담석, 협착등으로) 빌리루빈이 십이지장으로 내려가지 못하면 대변은 노란색을 띄지못하고 때로는 흰색에 가까운 회색이 되기도 한다.

    

탄수화물(포도당)은 인체내 산화 과정에 필수적인 에너지를 공급하는 주공급원이다. 핏속에는 항상 0.1 % 의 혈당이 유지되면서 에너지를 지속적으로 공급하고 있다. 흡수된 탄수화물의 60 %는 간에 저장되고 나머지 40 % 는 혈액내의 혈당을 유지하는 데 쓰인다. 공복시에는 간에 저장된 당이 다시 혈액 속으로 들어가고 이마저도 고갈되면 지방이나 단백질이 글루코즈로 변하여 에너지를 공급하게 된다.  이러한 과정이 끊임없이 간에서 일어나고 있다.  등산이나 과격한 운동을 하다가 탈진을 일으킬 때 흔히 초콜릿등 당분이 많은 음식을 먹으면 기운을 되찾게 되는 것도 이러한 간의 기능 덕택이다.

    

간에서는 단백질 중에서도 중요한 알부민이 만들어진다. 알부민은 혈액 내 혈장의 삼투압을 조절하여 몸이 붓는 것을 예방한다. 간의 이상으로 알부민이 부족해지면 혈관 안의 삼투압이 낮아져서 혈관 밖에 있는 조직액을 혈관 안으로 끌어들이지 못하게 된다.  간이 나빠지면 배에 복수가 차는 것은 이 때문이다.  영양이 결핍되면 사지는 뼈만 남은 듯이 가늘어지면서도 배만 불룩한 것도 이 때문이다. 오늘 날에는 아프리카 등지에서, 옛날에는 우리 동네에서도 가끔 봤던 모습이다.

    

우리 몸의 내분비기관에서는 많은 종류의 홀몬을 분비하는데 제 할 일을 하고 나면 간에서 배설된다. 간의 이상으로 여성 홀몬인 에스트로젠과 남성 홀몬인 테스토스테론 사이에 균형이 깨지면 남자에게서 여성화 현상이 나타난다. 고환이 위축되거나 유방이 커지기도 한다. 간이 나쁜 남자의 젖가슴이 커지는 것은 이 때문이다. 간은 또 해독 작용을 한다.  약품이나 식품과 함께 들어온 화학물질을 해독하여 배설한다. 알콜 분해 역시 간에서 일어나는데 큰 병맥주 한 병을 분해하는데 약 세시간 정도 걸린다.  이 보다 더 많은 양이 들어오면 미처 알콜을 분해하지 못해서 숙취가 생긴다. 평균적으로 24 시간 이내에 처리할 수 있는 주량은 청주 약 여섯 홉, 위스키 반 병 정도이다.

    

약을 남용하는 것도 간에는 큰 부담이다. 그 성분을 일일이 분해하는 일 역시 간에서 하는데 몸이 튼튼한 사람이 보약을 먹는 것은 가만이 있는 간을 들쑤셔서 간에 부담을 주는 것은 아닌지 돌이켜 볼 일이다. 특히 간이 나쁜 사람에게 의학적으로 검증되지 않은 나무 뿌리, 풀잎, 짐승의 살점, 광물질 등을 이것저것 쓰는 것은 비틀거리는 사람을 뒤에서 미는 꼴이 될 수도 있다.

    

그외 간은 혈액 응고 인자를 만들기도 하고 세균이나 색소, 기타 찌꺼기를 걸러내는 필터 역할을 하기도 하고 면역 기전에 필요한 면역체를 형성하기도 한다.  이러한 일들이 간에 있는 2 5 백억 내지 3 천억 개의 간세포에서 일어난다. 이 다양한 일을 하기 위해서 간에는 인체의 다른 부위에는 없는 독특한 혈관 시스템을 갖고 있다.  몸 전체의 순환과 연결된 간동맥 외에 문맥이라는 큰 혈관이 하나 더 있다.  간동맥이 간의 혈액공급 25 % 를 담당하고 나머지는 문맥이 담당하는데 이 혈관을 통해서 영양소가 이동하고 산소의 대부분도 문맥이 운반한다. 간에서만 왜 이렇게 혈관이 하나 더 생겨서 그 많은 일을 해낼 수 있게 만들어졌을까?  생각해보면 참으로 신기하다.

   

간세포의 특징 가운데 하나는 재생을 한다는 것이다. 4 분의 3을 잘라내도 4 개월 정도면 본래 크기로 재생된다.  간이식을 할 수 있는 것도 간세포의 이런 특성 때문이다.

 

간을 흔히 "침묵의 장기" 라고 한다.  세포의 80% 정도가 손상을 입을 때까지 아픈 내색을 하지 않기 때문이다. 말하자면 간세포의 20% 정도만 기능을 해도 간기능 검사에서는 표가 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얘기다. 그걸 감안해서 오늘날 간기능 검사 항목은 100 개를 넘는다.  안타까운 일이지만 그래도 간이 골병든 걸 제때에 알아내는 게 쉽지 않다. 

    

생각해보면 참으로 기특하고 가련한 장기가 간이다. 세상사 돌이켜보면 그런 사람, 그런 일이 어디 한 두가지 뿐이랴만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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