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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romiko.jpg 뉴질랜드의 8, 화려하지는 않지만 북섬 일대를 수줍게 물들이는 꽃이 있다. 코로미코(koromiko)라는 꽃이다. 보틀 브러시처럼 생긴 흰 꽃이 하얗게 수를 놓을 때 뉴질랜드 8월은 시작된다. 코로미코라는 잡목에서 피는 이 꽃은 곳에 따라서는 연중 내내 볼 수도 있지만 흔히 11월이면 꽃은 시들고 아주 작은 씨들이 맺기 시작하는데 이 작은 씨는 바람을 타고 흩어진다.

 

그렇게 흩어진 씨앗들이 숲 언저리나 길가에서 다시 자라는데 생명력이 대단하다. 코로미코는 해발 25m 이상에서도 발견됨으로써 뉴질랜드에서 피는 가장 높은 고산 식물 꽃이라는 기록도 갖고 있다.

 

코로미코는 마오리에게 아주 중요한 천연약재다. 그러면서도 코로미코는 마오리들의 전통 의식을 준비하는 데에도 사용된다. 마오리에게는 쿠마라, 그러니까 고구마인데 이것이 생명이나 마찬가지였다. 우리 코리아 반도에서는 쌀이다. 쿠마라의 풍작을 기원하는 의식에 코로미코의 잎이 사용된다. 왜 쿠마라의 풍작을 기원하는 의식에 코로미코의 잎이 사용되었는지는 알 수 없지만 한가지 중요한 사실은 인정할 수 있다.

 

즉 코로미코의 어린 싹은 마오리들의 주요한 구황식물이다. 허기지고 배가 고플 때 마오리들은 코로미코의 어린 싹을 날로 씹어 먹었다. 일부 마오리들은 이 어린 싹이나 잎을 끓여서 마시기도 했다. 그렇게 하면 거짓말처럼 배고픔이 사라졌다. 아마도 코로미코의 그런 능력이 쿠마라 풍작을 기원하는 의식에 그 잎을 사용토록 충동했을지도 모를 일이다. 코로미코가 이처럼 중요한 구황식물이기도 했지만 천연약재이기도 했다. 코로미코가 약재로 어떻게 쓰였는지에 대한 기록을 찾아보았다.

 

Koromiko has long been valued for its beneficial effects in cases of diarrhoea and dysentery. It was mentioned in "Martindale: The Extra Pharmacopoeia" 1895, listed as an import from New Zealand and used as a remedy for chronic dysentery and diarrhoea.

 

Another early use describes liquid from boiling the leaves being used as a mouth-wash or gargle. During World War II koromiko leaves were sent overseas to NZ troops in North Africa where they were used effectively to treat dysentery.

 

세계 제2차대전이 벌어졌다. 당연히 뉴질랜드 군은 전선에 투입이 되었는데 당시 북부 아프리카에도 많은 키위 병사들이 참전했다. 전선에서 병사들은 설사병으로 많은 고생을 했다. 그때 뉴질랜드 군당국은 전선으로 코로미코 잎을 보내주었다. 병사들은 코로미코 잎을 그대로 씹거나 끓인 물을 마심으로써 설사병을 완치할 수 있었다.

 

지금도 마오리들은 코로미코 잎 끓인 물을 이용하여 양치를 하거나 입안을 씻는다. 천연 가글링 액체로는 코로미코 만한 것이 없다는 것이다. 나는 이따금 잇몸이 아플 때마다 코로미코 잎 끓인 물로 가글링을 했다. 그러면 신기하게도 잇몸 통증이 가라앉는 것을 경험할 수 있었다.

 

코로미코는 그늘을 싫어한다. 그래서 양지바른 곳에 많이 번성한다. 습한 나라가 뉴질랜드다. 오죽하면 고사리가 나라를 대표하는 식물이다. 그럼에도 코로미코는 대표적인 양지식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마치 고사리에 대척을 하는 식물처럼 그렇게 피어난다. 음양의 조화를 이야기하자면 고사리가 음이요, 코로미코는 양이다. <소니 리 sonielee09@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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